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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컴퓨터로 사랑 나눠요”당신의 오늘은...폐컴퓨터 수거 업체 강계백씨

▲ 강계백씨
먼지 빼곤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쓰레기 줄이고 자원 재활용 ‘일석이조’
수리한 컴퓨터는 장애인 무상 지원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폐컴퓨터는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컴퓨터 본체 안에 수북히 쌓여 있는 먼지 이 외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게 폐컴퓨터에요. 이런 폐컴퓨터들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제주시 도남오거리 인근에서 폐컴퓨터 수거 업체 'PC 하나로'를 운영하고 있는 강계백씨(60).

강씨가 이 곳에서 폐컴퓨터 수거 업체를 운영한지도 벌써 5년이 훌쩍 넘었다.

"폐컴퓨터가 버려지는 건 쓸 수 있는 자원이 버려지는 것과 같아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땅속으로 버려지고 있는 거죠. 폐컴퓨터를 수거하면 재활용도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고철 쓰레기 줄어들게 됩니다"

강씨는 문득 버려지는 자원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폐컴퓨터를 수거하고 있다. 강씨는 매일 같이 학교 또는 공공기관, 가정집에서 나오는 폐컴퓨터를 매입하거나 수거하고 있다.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수거되는 컴퓨터는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컴퓨터들이에요. 고장난 부분만 수리하면 금새 새컴퓨터로 탄생하게 됩니다"

강씨는 한달에 보통 50대 정도의 컴퓨터를 수거하고 있다고 한다. 폐컴퓨터가 많이 나오는 날이 있는가 하면 한대도 나오지 않는 날도 있다.

"가정집 또는 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원들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쓰레기 속에 돈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돈이 무수히 버려지는 거죠. 버리기 전에 쓸 수 있는 물건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해요"

강씨는 폐컴퓨터 수거 업체 운영과 함께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제가 이 일을 하다보니 세상에 말없이 어려운 사람이 정말 많더라구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1년전 부터 수거하고 있는 컴퓨터를 수리해서 장애인들에게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비록 작은 봉사지만 작은 봉사가 이어진다면 그것이 큰 봉사라고 생각해요"

요즘엔 집집마다 컴퓨터가 한대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컴퓨터가 없는 곳도 많다.

"어떤 집에 가보면 아직도 90년대에 나온 펜티엄3를 사용하는 곳도 있어요. 각 기관에서 수거되는 컴퓨터는 그보다 더 나은 사양이니까 수거된 컴퓨터를 기증하면 정말 좋아하세요. 그럴 때 마다 기분이 뿌듯하죠"

강씨는 아직도 제주에는 할 일이 무수히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요즘 일자리가 없어서 다들 난리잖아요. 저는 일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다른 이들은 폐기물을 수집하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생각을 바꾸는 게 중요하죠”

강씨는 앞으로 남은 생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는 "3년전에 위암 수술을 했었어요. 수술 후 건강하게 암을 이겨낼 수 있었고, 지금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주위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동은  dongs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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