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제주사회문제협의회>

지난 달 중국과 대만은 양안회담을 열고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했다. 관세장벽을 철페하고 투자보장과 광범위한 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중국과 대만은 분단이후 경제적 통일을 위한 커다란 발걸음을 내딛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대만은 형제다. 대만에게는 양보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경제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보다 큰 밑그림을 그릴 것을 지시해서 이뤄낸 결과이다. 그래서 2년내 관세가 페지되는 품목이 중국은 267개인 반면에 대만은 539개라는 불균형과 개방품목에서의 총 금액도 거의 5배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협정은 체결되었고, 따라서 대만은 최근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부터의 위기 탈출과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상대인 한국, 일본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고 중국은 그들의 큰 그림을 위한 커다란 전진을 하게 되었다.

 
실익 저버린 남북 대결 구도


그런데 세계에 또 하나 분단국가인 우리 정부는 지금 북한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의사회의 결의안 또는 의장성명 채택을 위해 정신이 없다. 이와 같이 지금 중국과 한국간에는 참 많이 대조되는 그림이 연출되고 있다. ‘북한이 저러니 우리도 할 수 없이 이렇다’는 식의 사고는 결국 대결과 항시적인 전쟁 위험성을 내포하는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왜 남북간에 평화 분위기가 중요한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통일의 길로 나서야만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명한 국제정치학자인 한스 모겐스(Hans J. Morgenthau)는 국력의 요소, 즉 결국 강대국이 되기 위한 몇가지 필수 요소들로 인구, 자원, 군사력, 경제적 능력, 영토, 국민성, 정부의 능력 등을 지적하고 있다. 즉 경제적 이익의 관점에서만 살펴 볼 때, 우리는 이러한 요소들중 얼마나 갖추어져 있는가. 

현재 우리는 자원도 없고 오직 뛰어난 국민들이 남의 나라에서 수입한 자원과 부품으로 제품을 생산해서 수출하는 경제형태이다. 하지만 OECD 국가중에서 가장 과도하게 기형적인 대외의존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서 외부적 경제상황에 따라 바로 성장하거나 경제적 위기에 몰리는 취약한 경제구조의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시장에서 일본, 독일등의 기술력과 밑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 오는 중국, 인도등으로 인해 중간에서 샌드위치 상태로 내몰리면서 앞으로의 성장은 지금까지 보다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반복될 것으로 예측되는 외부 경제상황의 악화는 지금의 실질적인 13-4%이상의 실업률(정부통계는 3%대-마찰적 실업과 계절적 실업만 고려해도 이 수치는 완전고용에 해당되는 이상한 수치)을 더 빠른 속도로 증가시키면서 절대 빈곤계층을 급격히 증가시킬 것이다.


배려로 ‘형제’ 껴안아야


하지만 역으로 만일 남북간에 평화의 길로 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평화분위기는 남북 모두에게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나아가 경제공동체만이라도 실현된다면 2배로 커진 영토와 인구는 우리에게 내수시장의 확대로 인한 경제적 균형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우리 광업공사가 3700조 이상(2008년, 3천만 인구에게 1인당 1억이상씩 배분되는 액수)으로 예측한 북한의 세계적인 자원 매장량은 지금처럼 중국이 빨대를 대고 마구 흡수하는 상황(중국 대북투자의 70%가 지하자원에 대한 투자)을 차단하고 남한의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남북간에 막대한 공동 이익이 실현될 것이다.

따라서 남북간에는 이것저것 더 이상 이유와 꼬투리만 달지 말고, 이해득실만 추구하는 냉엄한 국제 정치, 경제 현실에서 중국처럼 형제에 대한 통 큰 배려와 포용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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