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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식당에 기사만 오라는 법 있나요"당신의 오늘은...제주기사정식뷔페 이귀임씨

▲ 이귀임씨
음식 버려지는 게 아까워 뷔페식 운영
기사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공간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식당 인근에 택시들이 오목조목 줄지어 주차돼 있다. 식당 입구에는 식사를 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서는 기사들이 있고, 밖에는 식사를 마친 기사들이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어느 한 기사식당의 전경이다.

지역마다 이름난 기사식당이 하나는 있듯이 제주에도 기사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기사 식당이 존재하고 있다.

제주시 한라체육관 정문 인근에서 '제주기사정식뷔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귀임씨(47).

이씨가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지도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뷔페식당을 운영하기 전에는 여기서 정식집을 운영 했었어요. 그러다 손님들이 건들지도 않은 음식이 버려지는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전부터 뷔페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8가지의 반찬이 있고 수육, 불고기 등 고기 종류에다가 생선 조림, 튀김, 샐러드 등 30여개의 음식들이 각자의 색과 모양을 뽐내며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뷔페식으로 바뀌고 나서 손님들은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다고 좋아하세요.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정말 집에서 먹는 것 처럼 느낄 수 있도록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이씨의 가게는 일반 뷔페 식당과는 무언가 다르다. 가게 한켠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과 국과 찌개가 자리를 잡고 있다. 화려함을 내세운 음식이 아니라 정갈하고 소박한 '집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뷔페 식당에 가면 초밥이나 김밥은 있어도 쌀밥이나 국은 없잖아요. 정말로 배가 고파서 오시는 분들도 계신데 당연히 우리의 밥과 국은 있어야 하지요"

그런데 기사식당에는 정말로 기사들만 오는 걸까?

"기사들만 손님으로 받기 위해 간판을 기사식당이라고 내걸었는지 물어보는 손님도 계세요. 그냥 누구나 편하게 와서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기사정식뷔페라고 짓게 됐어요. 육지에는 기사식당이라고 하면 누구나 가서 식사를 하는데 반해 제주에서는 아직까지 기사들만 가는 식당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이씨의 가게에는 정기휴무일이 따로 없다. 이씨는 쉬는 날도 없이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쉬는 날이 없어요. 명절때 3일 쉬면 기사분들은 어디가서 밥먹느냐며 하소연을 하세요. 그래서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항상 가게 문을 열어놓고 있는거죠"

식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 "음식을 남길 시 벌금 2000원을 받습니다. 벌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입니다"라는 현수막이다.

"음식 가짓수가 많다 보니 한젓가락 씩만 떠도 다 못먹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벌금을 정해 음식도 남기지 않도록 하고 만약 남기더라도 벌금으로 좋은 일에 쓰고 있죠”

뷔페를 처음 시작할 때는 버려지는 음식이 엄청 많았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버려지는 음식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한번은 몸이 많이 아픈 적이 있었어요. 그래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었는데 막상 음식을 뜨고 보니 너무 많다고, 또 먹어보니 입맛에 맞지않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을 보면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더 아파요"

이씨는 정성껏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잘 먹었다고 말을 건낼 때 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오늘 시래기 된장국 너무 맛있어요' '정말 잘 먹고 가요' 등의 얘기를 들을 때 마다 정말 음식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음식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런 얘기들이 제일 힘나고 뿌듯하거든요"

이씨는 “식당에 가서 밥 한공기만 먹고 나오면 아쉽고 서운하잖아요. 손님들이 언제든지 가게를 찾을 때 마다 집밥처럼 부모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은  dongs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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