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교육>59.인성교육의 고정관념을 세워라

무조건적 배려와 혼돈 말아야

'도리'바탕 둔 교육이 우선

[제주도민일보 변상희 기자] 요즘 시대는 ‘공부 잘 하고 똑똑하면 OK~’가 아니다. 교육자도 학부모도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두고 고민이 많다. 공부야 과정-결과가 어느 정도 파악되고 짐작할 수 있지만 ‘인성교육’은 그 앞에만 서면 막막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성’이 무엇인지 그 개념을 막막하게 해뒀기 때문이다.

세상의 고정관념은 깨라 한다. 반면 인성교육은 고정관념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인성교육을 외쳐봐야 헛수고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을 위해 세워야 할 고정관념이란 무엇일까?

해답을 찾는 그 첫 걸음으로 인성(人性)이란 단어에서 성(性)의 의미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지식인이 있다. 그는 인성이란 이 성(性)의 의미를 통해 ‘일가견 있는 어른으로 완성되어 가는 꼴’이라고 정의한다. 처음의 애매한 ‘인성’이란 단어의 의미가 살짝 잡혀지지만 무언가 조금 더 어렵다. 일가견은 뭐고 또 ‘꼴’은 뭔가? 인성교육에 性은 또 왜 나오지?

그가 풀이하는 인성교육이 더욱 궁금해진다. 제주를 찾은 박완순 박사(박완순인성교육개발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지난 주말 박완순 박사가 제주에서 강의한 ‘인성교육’의 내용.

△‘인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라.
인성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성(性)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인성에서 ‘성’이란 남녀간의 다른 성이 아닌 어른이 되어 가는 꼴을 말한다. 여기서 또 어른이란 일가견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말하는 ‘저 사람 참 일가견 있어’의 의미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사고의 틀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즉, 사고체계를 제대로 갖춘 ‘일가견’있는 어른으로 되어 가는 꼴이 바로 ‘인성’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냥 착한 아이로 키우는 건 인성교육이 아니다. 일가견과 배려는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간혹 사람들은 무조건적 배려가 인성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모르고 하는 배려는 때론 해가 되기도 한다. 인성교육에서 먼저 가르칠 것은 ‘배려’가 아니라 ‘일가견’인 것이다.

△도리를 따르게 하라.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성(性)’의 길을 도리라고 정의한다. 그 길을 벗어날 경우를 ‘외도(外道)’라고 한다. 어른들은 이 ‘도리’를 모르고 그저 학원과 학교로 보내면 아이들이 스스로 나이가 차서 어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가야 할 방향 ‘도리’에 대한 파악이 없으니 ‘외도’를 하더라도 제대로 끌지 못한다. 여기서 우리는 교육행위로 어른으로 가는 ‘도리’에 아이들을 들어오게 해야 한다. ‘교육’의 의미는 여기서 탄생한다. 교(어른으로 만드는 행위), 육(기른다).

‘도리’를 모르면 지금 행하는 교육이 맞는지 틀린지를 모른다. 어른으로 가는 길을 어른들이 먼저 알아야 ‘도리’를 알고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리더의식을 심어줘라.
어느 부모나 제 자식이 ‘선행마(시작이 좋은 말)’가 되길 바란다. 선행마는 자신감이 없이 탄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스로를 ‘리더’라고 하는 아이들을 보기 어렵다. 어른들이 그런 개념을 심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몬’이라고 말하면 입에 침이 고인다. 경험에 의한 선행학습으로 말만 해도 침이 나오게 돼있다. 이것을 자성예언이라 한다. 이 자성예언을 통해 아이들에게 ‘네가 리더다’를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의 향기를 내게 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리드해야 한다. 중1의 경우 중1학생의 심리를 잘 아는 건 바로 그 또래. 선생님들이 놓치는 부분을 학생들이 보좌(아랫사람이 리드하는 것)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돼야 한다. 현실의 학교들은 이런 시스템이 없어서 문제다. 시키는 데로 하는 바보만 만들고 있다. 그래서야 어찌 ‘리더쉽’을 갖춘 아이들을 키우겠는가.

△나를 알고 내 아이를 알자.
선인장과 나팔꽃이 같은 식물종이라고 물을 주면 선인장은 죽는다. 개성을 파악하지 않으면 일방적인 교육은 독이 된다. 내 아이를 알아야 어떤 시기에 어떤 방법으로 물을 줘야할지 가늠할 수 있다. 인성교육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아이의 개성을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여기엔 4계절로 파악하는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테스트가 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아이와 어른의 성향을 파악, 서로의 성향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가·나·다·라(봄·여름·가을·겨울) 중 제일 많이 표시된 것이 자신의 성향으로 풀이된다. 아이도 테스트를 함께 해, 서로의 성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계절별 성향 파악 테스트

1.나는 누구인가?
가. 재미있게 인생을 꾸미고 즐기는 사람
나. 무엇을 남기려고 하며 홀로 우뚝 서고 싶다
다. 가슴에 걸린 무엇인가를 풀기 위해서 존재
라. 이 세상에 사랑을 전파하기 위해서 온 사람

2.노래방에 가면 어떤가?
가. 먼저 노래하며 스타처럼 재미있게 노래하고 싶다
나. 멋있는 노래를 선호, 잘 부르고 싶다
다. 때론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노래를 찾는다
라. 나만의 독특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선호

3.왜 살아가는가?
가. 우리 모두 함께 즐거운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나. 나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최고가 되기 위해)
다.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라. 다만, 이 아름다운 세상에 존재하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4.나는 어떤 사람?
가. 일과를 빨리 끝내고 친한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나. 때론 시한폭탄처럼 급해서 주위를 많이 놀라게 한다
다. 때론 완벽함과 결백함에 시달리기도 한다.
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5.내 마음을 보여주는 단어가 제일 많은 곳은?
가. 시작,미래,봄,기쁨,긍정
나. 열정,최고,여름,자신감,행동
다. 원칙,논리,가을,신중,완벽
라. 초원,유연성,겨울,눈물,지혜

6.나의 생활태도는?
가. 일을 많이 벌이기는 하나 마무리가 부족
나. 뒤로 물러서는 것은 싫고 때론 너무 주도적
다. 추진력이 모자라지만 늘 끝마무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
라. 마음은 넓은 편, 속으로만 많은 꿈을 간직하고 있다.

7.내가 느끼는 단점?
가. 지는 것은 죽어도 싫고, 울분은 많은 이들에게 알린다.
나. 때론 너무 빨라서 타인과 보조를 맞추기가 힘들다
다. 남에게 피해주기도 싫고 도움 받는 것도 부담이 된다
라. 화가 나도 표현하지 않으며 속으로 많이 아파한다.

8.내가 느끼는 장점?
가. 판단이 스피디하고 재치가 넘치는 것이 나의 힘
나. 진취적이고 강한 면이 나의 에너지
다. 원칙적이고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애씀
라. 인생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서서히 꿈을 이루려고 애씀

9.나는?
가. 화끈한 편이나 말이 먼저 앞섭
나. 때론 자신감이 넘치는 행동을 하기도
다. 지난 일에 집착하며 과거를 잊지 못한다.
라. 정이 많은 편, 눈물을 아주 많이 흘림

10.내 마음을 보여주는 단어가 제일 많은 곳은?
가. 재치,여행,바람,향기,질투
나. 현실,힘,태양,실행,자만심
다. 인내,세밀,약속,결실,고독
라.f 사랑,용서,바다,정신,우울

-풀이
·봄=사교적인 성격, 자동차의 주행으로 보자면 ‘시동’과도 같다. 스트레스지수가 4계절 중 가장 낮다.

·여름=어떤 일이든 앞에 나서 주도하는 성격, 자동차의 주행으로 보자면 ‘엑셀’이다. 스트레스 지수는 3으로 봄 다음으로 낮다.

·가을=매사에 신중한 성격. 스트레스 지수도 4계절 중 가장 높다. 자동차의 주행으로 보면 ‘브레이크’이다.

·겨울=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는 성격이다. 팀웤을 중요시 여기며 아무렇지 않은 듯 가만히 있지만 주위 파악이 빠르다. 스트레스 지수는 가을 다음으로 높다. 꾹 참다가 터뜨리는 성격이다.

·봄과 가을, 또는 여름과 겨울처럼 극으로 나뉘는 성격은 부딪히는 일이 잦다. 내 아이가 가을의 성격인데 봄과 같이 행동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겨울의 성격인 아이에게 여름의 성격처럼 활발하고 주도적으로 나서길 바라는 것 또한 부작용을 낳게 된다. 아이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교육의 구체적인 방법을 세울 수 있다.

△어미새의 날개짓 100번을 보고 따라한다=習
아이들은 3살이 되면 말이 트인다. ‘이건 뭐야 저건 뭐야’하고 끊임없이 묻는다. 이는 세상의 이치를 묻기 시작하는 것. 부모가 답을 하지 못하면 이를 해결하러 학교와 유치원에 보낸다. 세상의 이치를 묻는 이때에 한자와 영어를 가르치며 교육이라 하는 것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

아이들의 물음에 답해주고,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란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닌 ‘물어보러 가는 것’이 돼야 한다. 선생님도 모르면 함께 도서관에 가야 한다. 책 찾는 방법을 가르치고, 본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학습의 습(習)을 완성하는 것이다.

인성은 한번 잡히면 바뀌기 어렵다.. DNA-RNA-CEll. 전체가 부분을 보여주고 부분이 전체를 보인다. 아이가 가족을 전체하고 조직일원이 조직을 대표한다. 그런 의식을 심어주고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알아야..

△사회의 어른들에게서 교육의 지혜를 얻어라.
40년 우동집은 우대하면서 70대 노인은 뒷방 늙은이로 취급한다. 인간의 일생 중 60대를 넘으면 지혜가 아랫사람에게 계승돼야 한다. 그것이 곧 아이들의 교육으로 이어지게 된다. 20대의 부모가 아이들을 가르치기엔 어려운 사항이 많다. 스스로도 아직 어른의 객체로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지혜를 가르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그 안에서 인성교육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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