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xxx' 서비스 시작

주요기관 사이트 주소 뒷부분만 바꿔 음란사이트 악용 가능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지난 7일부터 성인용 인터넷 사이트의 주소로 개발된 도메인 'xxx'가 전세계에서 일제히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도내 주요 관공서 및 교육기관의 홈페이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도메인 등록은 선착순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방어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주요 사이트의 주소 뒷부분만 'xxx'로 바꿔 음란물을 유포하는 사이트로 변모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NN)가 올해 초 승인한 'xxx' 도메인은 지난 9월부터 도메인 등록이 시작돼 현재 10만개 이상의 도메인이 인터넷상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A도메인 등록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xxx' 도메인을 판매하고 있다"며 "사이트에 가입하면 누구나 도메인 등록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 "성인사이트 전용 도메인 'xxx'는 성인 사업에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안전하고 보장된 환경에서 성인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다"면서 성인물 사업자를 대상으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사업자들이 사이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메인을 악용, 주요 관공서의 홈페이지를 선점할 경우 이를 모르는 시민들이 관공서 홈페이지에 접속했으나 성인사이트로 이동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xxx'는 커뮤니티 또는 게임 상에서 욕설을 자체 검열할 때 사용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청소년에게도 음란물이 노출될 가능성이 열려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주요기관에서 방어등록을 하기 위해 도메인을 구입할 것을 고려, 높은 가격에 거래하기 위한 도메인 구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도메인 등록업체의 배만 불리는 꼴이 돼 버렸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 공식 사이트(www.korea.go.kr)의 경우 누군가에 의해 선점된 상태다. 'go.kr' 대신 'xxx'로 접속하면 '해당 도메인은 이미 등록돼 있습니다(This domain has been reserved from registration)'라는 안내문구가 뜨고 있다. 아직까지 도메인 소유자가 한국 정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보가 14일 도내 주요 관공서 및 대학교 등의 사이트를 점검한 결과, 아직 방어등록을 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고 이미 선점된 도메인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jeju) 홈페이지의 경우 이미 도메인이 선점돼 있으며, 도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제주도에서 구입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현재 제주시청(jejusi), 서귀포시청(seogwipo), 제주도교육청(jje), 제주지방경찰청(jjpolice), 제주대학교(jejunu) 등 주요기관의 도메인들은 아직 선점되지 않았지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선점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해외는 국내보다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미국 노틀담대학교의 경우 약 1319달러를 투자해 학교 이름과 관련된 도메인을 구입했고, 구글도 관련 도메인을 미리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 유해 사이트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음란사이트는 형법상 불법인데다 주요기관 사이트 주소를 악용해 음란사이트를 개설할 경우 해당 사이트에 대한 차단이 바로 이뤄질 것"이라며 "청소년의 보호가 필요한 유해사이트의 경우에도 차단을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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