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DNA감식 지역센터 내년 구축

빠른 사건 해결로 치안 안정 기여 기대

[제주도민일보 조성익 기자] 제주경찰이 DNA 감식 지역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분석기간 단축 등 일분일초를 다투는 강력사건 해결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살인·방화·성폭행 같은 강력범죄 해결의 열쇠는 DNA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NA는 갈수록 지능화되는 강력범죄의 실마리를 푸는 유일무이한 단서가 되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제주에는 국립수산과학원같은 DNA 분석기관이 없어 자연히 DNA 관련 수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감식 지역센터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를 들면 지난 2009년 2월 발생한 보육교사 살인사건인 경우 사건을 담당했던 서부경찰서 과학수사팀은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의 자동차 시트를 뜯어내 서울 국립수사과학원으로 보내야 했다.

이를 위해 수사팀은 혹시 운반과정에서 증거물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시트를 비닐로 꼼꼼하게 싸 항공택배를 통해 보내야 하는 등 시간·비용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시급을 요하는 강력사건인 경우 과학수사팀 형사가 직접 증거물을 갖고 서울에 있는 국과수를 찾아가 분석을 요구해 2~3일만에 결과를 갖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감정기간이 평균 20~30일 이상 소요되고 있다. 국과수에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감정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경찰이 국과수에 보낸 DNA 감정의뢰 건수는 1065건, 올해 11월말까지는 950건으로, 중요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감정수요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해부터 제주청 DNA 감식 지역센터을 추진, 내년 경찰청 예산에 5억6700만원(시설공사비 1억5000만원, 장비구입비 4억원, 기타 운영비 1700만원)을 배정받아 내년 개소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일 경찰청 과학수사계장과 국과수 유전자감식센터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구)남문지구대, 남광치안센터, 지방경찰학교 등 후보지에 대한 실사를 벌였다.

제주청 과학수사계 지동권 경감은 “지역센터가 설치되면 국과수 박사급 직원 2명이상이 파견돼 상주할 예정이다”며 “평균 2~3일이면 증거물에 대한 DNA분석을 통해 범인의 인적사항 등을 밝혀낼 것으로 예상돼 빠른 사건해결로 도내치안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본청 과학수사계와 국과수 관계자들과 제주청이 협의해 장소를 결정한 후 시설·장비 등을 갖춘 후 내년에 개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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