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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읽어주는 게 애견미용이에요"당신의 오늘은...애견미용사 이순영씨

▲ 이순영씨
자식마다 교육법 다르듯 애견도 달라
제주에서도 도그쇼 열렸으면...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애견미용사는 단순히 애완견들을 목욕시키고 털을 깎는 것을 넘어 동물들을 제대로 기르는 방법까지 상담해줄 수 있어야 해요"

제주시 시민회관 인근에서 애견미용샵 '퍼피홀릭(구 홍독)'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영씨(33).

이씨는 애견미용샵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지난 2006년부터 제주국제대학교(구 제주산업정보대학) 애완동물학과 교수로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고 있다.

"애견미용학원을 운영하던 중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학교의 제의가 들어왔어요. 망설이지 않고 바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제가 아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이씨는 1998년부터 애견미용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고, 애견미용에 있어서는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학원의 경우 기술 위주의 수업이라면 학교는 인성 위주의 수업들도 같이 병행해 취업을 비롯한 사회 전반적인 부분들을 알려주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애완동물이라는 게 학문으로 인정받은 게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강의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이씨는 일주일 내내 강의를 할 정도로 바쁘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이유로 애견미용샵까지 운영하게 됐는지 물었다.

"학교에서는 2년 과정을 마치면 졸업을 하고 있어요. 2년 후면 졸업생들이 취업을 나가는 데 사실 2년 동안 모든 기술을 습득하기가 어려워요. 그러다 보니 취업을 한 학생들의 안좋은 얘기가 들려오는 거에요”

이씨는 애견미용사를 꿈꾸는 학생들과 야간수업까지 했지만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것과 실습은 달랐고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직접 애견미용샵을 운영하게 됐다. 현재 이씨의 애견미용샵 미용사들은 모두 이씨의 제자들이다.

"가까운 일본은 애견미용사라는 직업이 인정을 받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직업 자체를 모르시는 분이 많아요. 전문직인데도 불구하고 대우를 못받는 경우도 많아 미용사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직접 운영하게 됐죠"

강아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바탕으로 애견 관련 공부를 해 온 이씨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한다.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동물을 워낙 좋아하셨거든요. 친구들이 집으로 견학을 올 정도로 많은 동물을 키웠어요. 그 영향을 받아 현재 작은 언니는 수의사로 일하고 있고 저도 애견미용샵을 운영하고 있네요"

강단에서 애견 관련 수업을 하고 있는 이씨에게 유기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해마다 학생들에게 유기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라는 문제를 내고 있어요.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유기견은 계속 존재할 수 밖에 없죠. 애견뿐만 아니라 동물들을 단순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들은 주인에게 사랑받다가 버림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버려졌다는 아픔에 스스로 죽는 강아지도 있죠"

사람은 말을 할 수 있지만 강아지들은 행동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아프거나 싫으면 할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표현을 했을 때 주인이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지만 도통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관련 상담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항상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요. 강아지를 고치려 하지 말고 주인이 변해야 한다구요. 우리의 언어를 개가 알아들을 수는 없잖아요”

이씨는 TV광고에 특정 강아지가 한번 나올 경우 그 다음해에는 같은 종의 강아지 유기견이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1박 2일에 나왔던 상근이 아시죠? 상근이가 TV에 나온 후 다음 해에 발생한 유기견 가운데 가장 많은 종의 강아지가 상근이와 같은 강아지였어요. 막상 키우다가 힘들다는 이유로, 이쁘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지는거죠. 자식마다 교육법이 다르듯 애견도 키우는 방법이 달라요. 귀찮은 존재가 되기 전에 귀찮지 않도록 주인이 교육을 잘 시키는 게 중요하죠"

강아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이씨에게는 한가지 바람이 있다고 한다.

이씨는 "해마다 각 지역에서 애견들이 견종 표준에 입각해 외모·성품·보행 등을 테스트하는 도그쇼가 열리고 있어요. 제주에서도 애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도그쇼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은  dongs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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