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제주대 교수, 한은 제주본부 세미나 주제발표서 주장

업체난립이 제주관광 경쟁력 저하 주요인

소형사 간 합병, 컨소시엄 통한 규모 확대 필요

▲2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 3층에서 ‘제주관광산업의 역내경쟁 현황 및 시사점’ 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은행제주본부 제공

[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최근 제주지역 관광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내 관광산업은 소규모업체 난립으로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2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제주 관광산업의 역내경쟁 현황 및 시사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정 교수는 “도내 관광관련 업체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은 제주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여행업 등 관광관련 상당수 소규모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비용 비효율적인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최근의 관광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일부 업종의 경우에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계청 사업체기초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과당경쟁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도내 여행업의 매출액은 지난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8년 이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여행업 분야의 사업체수 증가율은 도내 관광산업 내 타 업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났으며, 전국 평균에 비해서도 최근 들어 확대되고 있다.
 
숙박업의 경우는 다른 관광업종에 비해 매출액 증가율은 양호하지만 세부업종별로는 매출액 증가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정보 KISLINE 자료를 보면 모텔이나 여관 등과 같은 관광숙박시설업은 지난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호텔업과 휴양콘도업의 경우는 꾸준히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도내 렌터카 업체 수는 지난 2006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2009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올 9월말 현재 68개 업체가 영업 중에 있다.
 
하지만 렌터카 1대당 수송인원이 지난 2005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렌터카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최근 도내 렌터카업계는 업체 간 대여료 할인 등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차량 등록대수 300대 이상 9개 업체를 대상으로 신고가격과 실제 할인 대여료를 조사한 결과 가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대형렌터카 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역내 영세렌터카 업체의 수익성 악화의 우려를 낳고 있다.
 
도내 전세버스업의 경우는 등록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규모별 업체현황을 보면 최근 들어 중소형 전세버스업체의 비중은 크게 늘고 있는 반면 대형 전세버스업체들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버스 등록대수 당 월평균 수송인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제주지역 관광산업 업종별 현황분석을 통해 정 교수는 “도내 여행업과 숙박업, 운송업 내 소규모업체 상당수가 고비용의 비효율적인 상태에서 영업 중”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숙박업의 경우 호텔과 휴양콘도 등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하고는 여관, 모텔 등 상당수의 소규모 업체들이 고비용하에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정 교수는 “각 업종 내 소형업체의 규모를 합병 및 퇴출,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적정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업체 간 저가격경쟁 등 과당경쟁을 방지해 고비용의 산업구조를 저비용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여행사 등급제 △여행상품 품질인증제 강화 △패키지상품 가격의 세부내역 공개 등을 저가격경쟁 완화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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