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없고 장밋빛 전망만
타이틀 활용법 못 찾는 제주

[제주도민일보 장정욱 기자] 한국시각으로 지난 12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됐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통해 1조 2846억원의 경제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도 역시 7대자연경관 선정과 동시에 △제주의 글로벌 브랜드 구축 △관광 및 여타 산업간 시너지 효과 창출 △홍보·교육 실천 강화 등을 담은 ‘5대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5대 추진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의 7대 중점전략과제도 내 놓았다.

하지만 제주도의 이러한 구상이 구체성이 떨어지고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 제기돼 실제적으로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이들 과제들이 제주 관광 산업의 일반적 발전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중점전략과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7대자연경관 홍보 극대화’를 첫 번째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내용으로는 7대자연경관 선정 행사 개최하고 온·오프라인 및 홍보물을 통해 국내외 홍보활동을 강화한다는 게 전부다. 7대자연경관 선정이 아니더라도 관광제주가 지금껏 꾸준히 추진해 온 사업들이다.

‘세계7대자연경관 브랜드 활용 지역경제 성장 견인’ 역시 마찬가지다. 7대자연경관 브랜드를 활용해 지역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도민의 소득증대, 삶의 질 향상을 이끈다는 장밋빛 전망은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없다. 도민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은 7대자연경관과 관계없이 제주도정이 추구해야 할 이상(理想)적 행정 목표다.

이 밖에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구현’에서는 △선 보전·후 개발 원칙 기반 △객관성·통합성·공익성·종합성·지속성을 고려한 개선 등을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그간 ‘녹색성장’ 정책이 추구해온 방향 그대로를 재탕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7대자연경관’은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고, 선정 재단의 신뢰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궈낸 결과다. 일부에서는 ‘불멸의 성과’라며 선정 자체를 기념하고 있으나 세계7대자연경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선정을 통한 실익을 이뤄내야만 진정한 ‘성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세계7대자연경관’이란 타이틀 획득에 공들인 이상으로 타이틀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위치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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