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쌓기 고액 어학연수도 필수
자격증·인증시험 응시료는 기본

[제주도민일보 오경희 기자] 김대훈씨(30·가명)는 지난해 호주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6개월 단기 어학연수에 6개월 단기 비지니스 과정을 합쳐 그가 치른 비용은 1000여만원.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지만 ‘취업’ 때문에 감수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취업준비생’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어학연수·등록금·시험료·생활비 등 스펙쌓기에 올인하다보니 빚만 늘었다.

취업 ‘스펙’을 갖추려면 돈이 든다.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준비에 따른 비용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다.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다 보니 유리한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돈이 들어도 ‘어학연수’는 필수 코스가 됐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로 유학을 떠난 학생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25만1887명을 기록했다.

어학연수 비용은 평균 1000만~2000만원. 유학센터에 따르면 국가 및 지역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비용부담으로 최근엔 필리핀 등 아시아지역을 선호하는 추세다.

호주 유학을 준비중인 이지영씨(26)는 “요즘 기업에서 요구하는 이력서 기재사항이 영어 공인 성적에 어학연수 경험이 필수여서 안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돈 없으면 취업은 꿈도 못꾸는 세상이 되버렸다”고 말했다.

개별 비용 부담이 큰 학생들은 대학 국제교류수학 또는 해외인턴십으로 눈을 돌린다.

제주대인 경우 올해 2학기에만 국제교류수학생으로 해외에 파견된 학생만 109명이다. 2009년 19명, 2010년 43명, 2011년 127명(1학기 18명, 2학기 109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국제교류수학생에겐 일정액의 장학금이 지급되며, 해외인턴십인 경우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유급으로 일하거나 무급으로 기업체에서 업무경험을 쌓는다.

각종 자격증 및 인증 시험료는 ‘기본’이다. 토익시험 한번에 3만9000원, 말하기와 쓰기 시험이 포함되면 12만5800원의 응시료가 필요하다.

지방 대학생인 경우 각종 비용이 추가로 붙는다. 취업지방·인사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전국의 지방 구직자 3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 가장 거리가 먼 제주지역인 경우 교통비·식비·숙박비 등 면접 비용만으로 최소 30만원이 들었다.

때문에 일부 구직자들은 친지 또는 친구 집에 얹혀살거나, 하숙을 하면서 취업을 위한 경비 지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씨는 “지난해 면접을 본 것 만해도 5번”이라며 “한번 면접을 보러 갈 때 30~50만 원 정도 드니 취업도 못하면서 150~250만원을 까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 제주에서 육지부로 취업을 위해 면접에 나서는 것은 아무래도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크다”며 “학생 신분으로 수중에 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에게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 부모님 볼 면목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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