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뻥튀기 노점상 김문희씨

▲ 김문희씨
마음 비우지 않으면 장사 힘들어
하루하루 버는데 만족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별다른 첨가물 없이 곡물만 사용해서 뻥튀기를 만들고 있어요. 그러니 당연히 맛있을 수 밖에 없죠”

제주시 도남오거리 인근에서 뻥튀기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문희씨(51).

김씨가 뻥튀기 장사를 시작한지도 15년 가까이 됐다. 처음 1~2년은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다가 10여 년 전부터 이곳 도남에서 새하얀 연기를 뿜으며 주민들에게 ‘고소함’을 전달하고 있다.

“남편이 음악을 했었어요. 그래서 서울에 올라가게 됐는데 음악을 할 만한 장소가 줄어들다 보니 제주에 다시 내려오게 됐죠. 처음 내려와서 3년 정도 쉬다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장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김씨는 지인이 광주에서 뻥튀기 장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남편과 함께 뻥튀기 기술을 배우러 무작정 찾아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남편이 뻥튀기 만드는 기술을 배웠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저도 자연스레 어깨너머로 배우게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제가 도맡아서 장사를 하고 있죠”

사라봉에서 오일장이 열렸을 당시에는 오일장에서 뻥튀기 장사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일장이 옮겨가면서 자리가 없어지게 됐고 그때부터 노점에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장사라는 게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힘들어요.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하루하루 버는데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취재를 하는 동안에도 김씨는 수차례 “자! 귀막아주세요. 뻥이요”라고 외쳤다. 김씨에게 “뻥이요”라는 말을 어떤 이유에서 외치는지 물어보자 김씨는 “지나가는 분들이 놀라실까봐 외치는 거죠. 기계 소리가 크기 때문에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뻥' 한 방을 튀겨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다. 그 동안 뻥튀기 아주머니는 뻥튀기를 연신 빙빙 돌리면서도 동네 아주머니들과 구수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김씨는 비오는 날 또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매일 뻥튀기 장사를 하고 있다.

또 저녁에 손님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늦게까지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항상 같은 시간에 오시는 단골손님도 계셔서 장사하는 시간은 꼭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뻥튀기 장사를 할 수 없을 때 까지는 계속 하고 싶어요. 그래서 뻥튀기를 찾는 분들의 출출함을 달래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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