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4년간 1100명 자퇴 또는 전과…“과학기술 인재 소멸”

[제주도민일보 오경희 기자] 제주대학교 이공계열에 재학중이던 김모씨는 지난해 전공을 바꿨다.

김씨는 “석·박사를 따고 유학을 다녀와도 취직하기 힘든 요즘, 졸업하면 취업할 곳도 마땅치 않고, 취업을 한다해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이공계생들 대개 이런 고민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4년여간 (2007년부터 2011년 4월 현재) 전국 26개 국공립대학에서 3만
3850명의 이공계 학생들이 자퇴하거나 비이공계로 전공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대 이공계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이공계를 이탈한 것이다. 

제주대학생들은 이 기간 1405명이 자퇴를 했고, 이중 절반인 702명이 이공계생이었다. 이공계 전과생 715명중 398명(55.7%)은 비이공계로 전공을 바꿨다. 이는 전국평균(50.6%)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재학생 이공계 이탈 현상은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보다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한 현실적인 걱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 되기 때문.

지방대학 입장에선 이공계 이탈현상에 대한 우려가 깊다.

연구활성화를 위한 핵심자산은 학생들이 이지만, 정작 이들은 이공계열 진학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고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A교수는 “이공계열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프로그램과 장학지원 혜택 확대, 연구분야의 특성화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이상민 의원은 “향후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소멸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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