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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으로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세요”당신의 오늘은...'영숙이네 더불어 사는 옷집' 백영숙씨

▲ 백영숙씨
새 주인 만나 의미있는 물건으로 재 탄생···사람의 온기 느껴
가게 수익 일부 어려운 이웃에 기부···필요한 분 있을때 까지 운영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제주시 용담1동에서 헌 옷가게 ‘영숙이네 더불어 사는 옷집’을 운영하고 있는 백영숙(65)씨.

백씨는 3년째 헌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전에는 지금의 옷가게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여기서 식당을 운영했었어요. 음식도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하지만 백씨는 식당 운영을 하면서도 조금 더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식당을 그만두고 헌 옷가게를 시작하게 됐다.

“쓰지 않는 헌 물건이나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새 주인을 만나 물건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고, 다시 의미있는 물건으로 태어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헌 옷가게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헌 옷이 없어 타지에 나가 헌 옷을 구입해 팔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헌 옷을 기증해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한다.

“아직도 헌 옷가게를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세요. 이제는 쓸모 없다고 쓰던 물건들을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안타깝죠. 무심코 버리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한 물건일 수도 있으니까요”

백씨는 헌 옷을 다루다 보니 먼지를 많이 먹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먼지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헌 옷을 다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헌 옷의 특성상 먼지가 많을 수 밖에 없어요. 헌 옷이 가게로 오게 되면 먼지를 깨끗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먼지 때문에 힘들어 하지만 저는 먼지 알레르기가 없어 이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숙이네 더불어 사는 옷집’의 헌 옷의 가격은 대부분 3000원이고 5000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언제든지 저렴하게 옷을 구입할 수 있다. 백씨는 3년째 헌 옷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이제는 단골들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헌 옷을 취급하다 보니 사이즈도 다양하지 못하고, 계절별로 옷을 전부 갖추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손님들께서 왔다가 그냥 가시는 경우도 많아요. 일부러 찾아왔는데 그럴 때 죄송하죠”

백씨는 사정이 딱한 사람들에게는 옷을 나눠주기도 한다. 이번 추석에도 제주에서 어렵게 일을 하고 있는 청년이 옷을 사러 가게를 찾았는데 백씨는 아들 같은 마음이 들어 옷과 신발을 그냥 주기도 했다.

“헌 옷은 그냥 헌 옷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용했던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옷이죠. 너무 어렵게 자라서 어려운 분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베풀고 싶다”고 말하는 백씨는 지금도 가게 수익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백씨는 오늘도 새벽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헌 옷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시기 때문에 절대로 시간을 어겨본 적이 없다.

“헌 옷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계실 때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요. 다른 분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제 힘으로 열심히 재미있게 일하고 싶습니다”

옷가게 한 켠에는 ‘옷·신발·가방·이불·액자 등 집에서 정리하는 모든 물건을 주시면 감사히 사용하겠습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김동은  dongs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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