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탐라탁구장 김태우씨

 ▲ 김태우씨
도내 탁구장 현재 8곳 뿐
노인들 위해 라지볼 교실 운영 예정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대형버스들이 오가는 혼잡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건물에서는 오늘도 "똑딱 똑딱" 탁구공 소리가 들린다.

“탁구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아직도 있습니다. 하지만 탁구장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어요. 그래서 직접 탁구장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제주시 오라동에서 ‘탐라탁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우씨(54). 김씨는 2년 넘게 탁구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탁구장 운영 외에도 탁구협회상임이사·탁구연합회이사·국제탁구심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씨는 타지로 나가서 심판 활동도 하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탁구 심판을 보게 됐다고 한다.

“가끔 탁구장에 찾아오셔서 레슨을 받고 싶다는 분들이 계시는데 심판·연합회 활동이 있을 때는 레슨을 해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하는 김씨.

“10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거리에서 탁구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탁구장을 찾기가 힘들어요. 현재 도내에 있는 탁구장은 8곳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탁구장들이 동호회가 돌아가면서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탁구를 치고 싶어도 치기 힘든 실정이죠”

탁구장은 사라져 가는 반면 탁구 동호회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명절 때는 고향에 내려와서 탁구를 즐기려는 분들이 가끔씩 찾아오기 때문에 김씨는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탁구장 문을 열었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 30분까지 연중무휴로 탁구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탁구를 치고 싶은데 문이 닫혀서 그냥 돌아가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도 계신데 항상 문을 열어놔야죠”

김씨는 제주의 탁구 인프라 대해서 아쉬워 했다. 다른 지역의 경우 탁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제주도의 경우 예산 문제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생활체육회에서 무료탁구교실을 운영하게 되면 20여명의 탁구 인구가 생기게 됩니다. 도와 시에서 1년에 한번 씩만 운영하게 되면 40~50여명의 탁구 인구가 생기게 되는거죠”

이미 전국적으로 60세 이상의 분들이 탁구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라지볼(일반 탁구공에 비해 크기가 크고 속도가 느린 공) 탁구교실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도 다양한 연령층이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제가 4년 전에 라지볼을 보급했습니다. 처음에는 탁구가 뭐하는 운동인지 물어보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래도 작년부터 연동 노인복지회관에서 라지볼 탁구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라지볼 탁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이번 달부터 라지볼 무료탁구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목요일 오후 시간대에 무료로 라지볼 강습을 할 예정입니다. 라지볼 탁구 자격증이 있어야만 강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작년에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탁구를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직접 해보시면 탁구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알 수 있을거에요”

김씨는 찾아주는 분들이 있을 때 까지 탁구장 운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탁구가 80년대 생활체육으로 전성기를 보냈던 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더 많은 분들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국제탁구심판으로 활동한지 이제 10년이 넘었습니다. 체력이 되는 한 탁구장 운영과 심판 활동 모두 계속 하고 싶습니다”

취재가 끝나갈 무렵 노인 한분이 탁구장을 찾아 탁구채가 없다며 빌려줄 수 있겠냐는 물음에 김씨는 웃으면서 흔쾌히 가져가시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 탁구채로 열심히 탁구를 쳤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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