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드론 비전 선포 및 도심항공교통 실증 행사 추진
섯알오름 주차장부터 가파도·송악산 거쳐 5㎞ 7분간 비행
드론 택시 상용화 서비스·제주항공모빌리티 구축 등 제시

드론택시 첫 비행 실증 도전
드론택시 첫 비행 실증 도전

제주도가 ‘드론 특구’를 넘어 ‘드론 메카’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미래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 대표 수단으로 손꼽히는 드론택시가 제주 하늘길을 열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오후 2시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을 개최, 도심항공교통 첫 비행 실증에 도전했다.

드론택시 실증은 서울과 대구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도전에는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기체를 활용해 실증이 이뤄졌다.

섯알오름 주차장을 출발해 가파도 바다 위 상공을 누비고 송악산을 거친 후 섯알오름 4·3유적지를 지나 주차장에 다시 착륙하는 경로로, 약 5㎞를 7분간 비행하는 코스다.

첫 비행인 만큼 안전성을 감안해 사람이 실제 탑승하진 않지만, 제주를 상징하는 돌하르방과 제주캐릭터 인형인 꼬마해녀 몽니 등을 싣고 비행에 나섰다.

실제 사람이 탑승할 것에 대비하기 위해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를 넘는 80㎏의 물품이 실릴 예정이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선포식에서 “드론을 중심으로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 신산업 생태계를 제주에서 조성해 대한민국과 세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제주는 드론 규제 샌드박스로서 태양광 드론을 포함한 친환경 드론을 이용해 다양한 드론 실증을 해나가면서 드론 메카를 조성하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며 “특히 제주는 복잡한 도심, 산악지형과 바다에 둘러싸인 환경, 여러 부속섬, 거센 바람,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 등 다른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드론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드론 실증사업에 제주도가 최적지임을 피력했다.

이어 “통신환경, 기상조건, 소음의 주민 수용성까지 포함해 제주에서 드론 안전성을 확보하고, 합리적인 제도 설정 및 운항기준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제주에서부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025년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드론택시 상용서비스가 도입되면 제주 특화모델 제주항공모빌리티를 구축해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주도 정부 로드맵에 발맞춰 드론산업 조례 제정과 육성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드론택시는 여객기나 헬기보다 이동거리는 짧지만,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미래 혁신 교통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동력을 활용해 탄소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제주에서는 도심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고, 부속섬을 왕래하는 대체 신교통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케이블카나 해중전망대 등 대체 △복잡한 도심·고도의 산악환경·바다위 상공·유인 부속섬 등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전 세계의 드론산업의 발전을 위한 테스트 환경에도 적합하다.

제주도는 그 동안 무인드론을 활용해 모니터링, 공간정보 기반 탐지, 물류배송 사업들을 진행하며 다양한 실증시험에 도전해 왔다.

지난해에는 영어교육도시와 올레길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길을 안내해주는 안심 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한데 이어 올해에는 제주 최대 도심인 누웨마루 거리에서 105회 비행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7시간 이상 연속 비행에 나서던 태양광 AI드론이 올해는 32시간동안의 실증 시험을 성공하며 비행금지구역을 제외한 해안선 147km를 1회 비행으로 완주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송악산 인근과 구좌읍 월정리 해변 대상으로 전파맵 구축도 완료했다. 또한 소방본부와 협업해 수소드론을 활용해 고도 1500m인 한라산 삼각봉 대표소에 응급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수소드론을 활용해 36회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적용함으로써, 제주지역 6개 월동작물의 수급량도 예측한다. 이를 통해 과학적인 농업 정책을 추진하고, 농산물 수급 안정화도 도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공급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지난 4월 마스크 판매처가 없는 가파도, 비양도, 마라도 등 부속섬 주민들을 위해 드론으로 공적마스크를 배송하는가 하면 6월에는 비대면으로 도내 초등학교와 펜션에 편의점 도시락을 배송하는 시연행사를 진행한 바도 있다.

이에 따라 도는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조성 등을 위해 내년 예산에 14억원을 편성했다.

한편 이날 선포식에는 원 지사를 비롯해 좌남수 도의회 의장,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태성길 제주테크노파크원장,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장영기 국토부 미래드론교통담당관 사무관, 김도완 제주지방항공청 과장, 송재근 한국드론연합회 회장, 이두순 두산DMI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실증 행사에서는 올해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마무리를 앞두고 제주 현안해결을 위해 진행했던 사업들을 공유했으며, 그동안 실증에 나선 드론을 전시하는 체험관도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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