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절제할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초래한 ‘자연의 복수’다.

과다한 화석연료 사용과 개발·벌목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으로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고 지구의 지표온도가 높아지면서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유례없는 폭우와 폭설, 메가톤급 태풍, 초강력 지진 등이 하루가 멀다하고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 100년간 1.7℃ 상승하는데 그쳤던 한반도 기온이 2050년이면 2℃, 2100년이면 4℃나 상승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확산과 해수면 상승 및 육상·해양 생태계 변화, 식랑생산 감소 등으로 무려 800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한다.

태풍의 길목인 제주도는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서있다. 지난 2007년 제주를 휩쓴 태풍 ‘나리’와 같은 초강력 태풍과 국지성 폭우 등이 빈발하고, 육상·해상의 기온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 등 전방위적인 영향으로 도민들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

제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감귤과 한라봉 재배지역이 전남·경남 남해안지역으로 북상하고,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제주조릿대·소나무·억새 등에 밀려 터전을 잃어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반면 제주도의 대응은 아직 초보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 지원으로 이뤄지는 기후변화 적응대책 시범사업과 2008년 문을 연 국가태풍센터, 서귀포 혁신도시에 들어설 국립기상연구소, 아시아 기후변화 교육센터 유치 추진 등 전시행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시내에 시간당 100㎜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을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수준이 아닌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과 문제를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최소 5~10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의 대응 수준은 한가롭기 짝이 없다. 국가태풍센터와 기상청 등의 협조하에 기후변화와 그 영향에 대한 정확한 시나리오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토대로 재난·재해와 환경오염·폭염·전염병 등에 대비한 기반시설 정비, 긴급 구조·구호체제 구축 등을 서둘러야 한다.

산림·해양생태계 보전과 종 다양성 확보,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관리체제 구축, 지하수자원 확보 대책 등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열대·열대기후에 맞는 농작물 재배기술과 신품종 개발·보급, 미래 수산자원 확보, 신재생에너지산업 등 유망신산업을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도 세심하게 추진하는것이 기후변화에 대응한 제주의 생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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