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1대0으로 이기고 사상 철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열린 시상식에서 골키퍼 이케르 가시야스(29·레알마드리드)가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자 스페인 선수들이 화호하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꺾고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은 12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경기장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니에스타(26·바르셀로나)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하며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항상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만 나오면 힘을 쓰지 못했던 스페인은 처녀출전이었던 1934이탈리아대회 이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역대 스페인이 기록한 최고 성적은 1950브라질월드컵에서의 4강 진출이었다.

미드필더 이니에스타는 전후반 90분, 연장 30분 총 120분 동안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스페인의 공격을 이끌었고 연장 후반 11분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어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네덜란드는 점유율 축구를 앞세운 스페인을 상대로 서두르지 않고 자신들의 페이스로 경기를 운영하며 선전했지만 연장 후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수비수 욘 헤이팅하(27·에버턴)가 연장 후반 4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팽팽한 승부가 스페인 쪽으로 기울었다.

아르연 로번(26·바이에른 뮌헨)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을 두 차례나 놓친 것이 뼈아팠다.

네덜란드는 역대 3번째 결승 진출에서도 준우승에 그쳐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1974, 1978월드컵에서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초반 분위기는 예상대로 스페인이 주도했다. 패스게임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을 시작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스페인에 끌려 다니지 않고 미드필드 진영에 다수를 포진시켜 초반 기선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힘썼다. 자신들의 페이스로 경기를 펼치는 모습이었다.

양팀 모두 짧은 패스와 긴 패스를 적절히 섞어 허리 진영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양상은 계속됐다.
팽팽한 접전은 전반전 내내 이어졌고 결국 0대0으로 끝났다.

네덜란드의 로번과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29·바르셀로나)가 후반 들어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았지만 모두 살리지 못했다.

연장 후반이 진행될 때까지 골이 터질 조짐은 보이지 않았고 승부차기가 예상되는 분위기였다.

승부는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갈렸다. 수비수 헤이팅하가 연장 후반 4분 이니에스타에게 고의적인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에 받은 옐로카드 때문에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는 상황.

수적 우세를 앞세운 스페인은 한껏 여유롭게 네덜란드의 수비진을 공략했고 연장 후반 11분 오프사이드를 완전히 피한 패스로 이니에스타의 결승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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