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파트너 선정 등 전국 언론·산업계 촉각 곤두

제주맥주 예비 시제품 출시가 임박하면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8월 중 예비 시제품을 선보인 후 출시 보고회를 열고 내년 3월까지 도민·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시음회 및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2012년 4월에 시제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그간 추진해 온 시장진입 규제 개선과제 46개 중 31개를 마무리하고 대표적 독과점시장으로 꼽히는 맥주제조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고 17일 밝혔다.

전국언론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튿날 전국지 및 경제전문지, 인터넷신문들은 이같은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하이트·오비(OB)가 독점하던 맥주시장에 제주개발공사가 뛰어든 사실을 전했다.

<한겨레>는 하이트와 오비가 아닌 제3의 국산 맥주가 이달 중으로 등장한다며 관심을 보였고 <조선비즈>는 공정위 진입규제 개선방안 과제 이행에 따라 맥주제조 면허기준이 완화되면서 제주개발공사의 맥주시장 진출 소식을 전했다.

<서울경제신문> 역시 이달부터 도개발공사가 시제품 생산을 개시, 2013년부터 500여명을 고용한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며 <식품저널> <노컷뉴스> 등 10곳이 넘는 경제전문지·인터넷매체들이 제주맥주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촉각을 곤두세운 국내 주류업계의 긴장감도 관심사다. 국내 맥주시장은 하이트맥주 58.2%, 오비맥주 41.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맥주산업의 영업이익률은 62.6%로 국내 산업 중 가장 높다. 

하이트-오비 입장에선 제주맥주 탄생이 ‘투톱’체제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으로 보여 부담이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분위기도 뒤따른다. 이들은 제주맥주 출시를 앞두고 도개발공사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제주맥주 유통 파트너에 선정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맥주산업은 고착화된 독과점 구조로 세계적인 맥주 탄생을 막는다는 의견도 쏟아진다.

외국의 경우 주류산업 경쟁력이 제고돼 세계 20대 식품기업 중 AB인베브·기린·SAB밀러·아사히·디아지오·칼스버그 등 주류기업이 6개나 차지하지만 국내엔 없다.

따라서 공정위의 진입규제 개선 방안은 맥주산업 진입장벽을 낮춰 세계적 맥주제조회사 탄생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도개발공사 등 참여 업체들의 기술개발 투자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진입규제 완화로 신규 진입이 늘어나 경쟁이 촉진되고, 사업자 수가 늘지 않더라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기존 사업자들이 잠재적 진입자의 존재로부터 위협을 느끼게 돼 기술개발, 가격인하 등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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