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하겠다”던 기존 약속 이틀만에 뒤집어…의회 집중 질타
강 의원 “비밀일 이유 없다”…관광공사 “N7W와 협의 후 결정”

제주관광공사가 입장을 바꿔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과 맺은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 도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NOWC는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의 상업활동 담당 자매회사다. 몰디브 정부는 NOWC의 과도한 금전 요구로 최근 7대경관의 28곳 후보지 자격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제주도 또한 몰디브와 유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계약내용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제주도에 계약서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 11일 도의회에 출석한 강성후 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장은 “계약서는 N7W재단과 계약한 관광공사가 갖고 있다”며 “비밀서류가 아니기 때문에 관광공사를 통해서 받아 제공토록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약속은 이틀만에 뒤집어졌다. 제주도 문광위가 13일 오전 속개한 제283회 1차 정례회에 출석한 양경호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은 계약서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는 NOWC와 맺은 지식재산권 계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계약서 공개에 난색을 표한 양경호 본부장은 의원들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았다.

강창수 의원(한나라당)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소통이 돼야 한다”며 “왜 계약서를 보여주지 않나. 의혹불식을 위해서라도 계약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강 의원은 “범도민추진위원회와 공무원들, 심지어 공사 직원들도 보는 계약서를 의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나”고 따졌다.

이어 강 의원은 “국가안보 사안도 아니고, 회사 대 회사의 계약이다”라며 “비밀을 지켜야 하는 것이라면 예산 한 푼도 나가선 안된다”라고 밝혔다.

김희현 의원(민주당)도 “계약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못보여준다고 하면 의혹이 더 생길 수 밖에 없다”며 “7대경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계약서를 볼 수 없으니 제대로 질문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경호 본부장은 “계약서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관광공사는 뉴세븐원더스와 협의 후 공개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정원 기자 yunia@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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