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C 주소지 ‘조세피난처’ 파나마…왜?

▲ 최근 공개된 몰디브정부-NOWC 간 맺은 ‘7대경관’ 후보지 참가계약서에는 N7W재단 이사장인 ‘버나드웨버’가 NOWC 대표로 자필 서명돼 있다. NOWC과 N7W재단이 함께 적힌 법인도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뉴세븐원더스(N7W)재단과 상업활동 담당 자매회사인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의 관계에 잇따른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두 기관의 대표가 동일인물로 드러났다.

이는 ‘세계7대 자연경관’ 최종 28곳 후보지에서 자진 철회한 바 있는 몰디브 정부가 지난 2009년 1월5일 NOWC와 맺은 계약서를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N7W재단 설립자인 ‘버나드웨버’가 NOWC의 대표(President of NOWC)로 서명돼 있는 것.

계약서를 최초 공개한 누리꾼 ‘AF1219’는 “버나드웨버는 스위스에 위치한 N7W재단 설립자 겸 이사장인 동시에 재단 상업활동을 담당하는 NOWC의 대표를 맡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일뿐더러 여전히 공익을 위한 비영리사업이라는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7대경관’ 참여 자진철회를 선언한 몰디브정부에 대해 강성후 도 세계자연유산단장은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몰디브는 정식으로 취하요청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몰디브정부는 공식문서를 통해 참여거부를 분명히 했다. 자료는 몰디브정부의 공식철회서.
더욱 흥미를 끄는 대목은 NOWC의 주소지가 파나마 공화국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N7W재단이 스위스 취리히의 캔톤(한국 ‘동’에 해당)지역에 자선기관으로 등록돼 있지만 NOWC는 파나마의 한 법률회사로 돼 있다.

파나마는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조세피난지역’이다. 조세피난처는 기업 소득에 세금을 거의 매기지 않고 회사 설립이나 외국환 업무를 규제하지 않아 다국적 기업들의 돈세탁 또는 비자금 은신처로 자주 이용된다.

N7W재단 설립자인 버나드웨버가 재단과는 별도로 파나마에 NOWC를 만든 목적을 짐작케 한다. ‘7대경관’ 28곳 후보지 참여에 관한 상업계약을 NOWC가 맡고 있는 등 N7W재단과 ‘영리’만을 위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제주도 7대경관팀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7대경관 선정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김부일 환경부지사도 본보의 취재협조 요청에 “전화로는 얘기하지 않겠다”며 답변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N7W재단과 NOWC의 실체, 최종 후보지에 제주가 포함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 등이 속속 드러나는데도 제주도 당국은 이들의 상술, 불투명한 투표과정을 알면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고 흘러왔는지 입을 다물고 있다.

개인재단의 상업 이벤트를 단순히 즐긴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재단 실체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100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투입하고 ‘국가아젠다’로 선포하는 과정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다.

▲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이 발표하는 7대경관 ‘투표증가율’은 전화투표 합산 없이 온라인투표(online ranking) 결과만으로 웹사이트에 게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수 공개 없이 온라인 투표증가율만 발표하는 N7W재단 방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한 무제한 투표, 자동투표기를 곳곳에 설치하면서까지 투표에 올인하는 제주도 행태에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NOWC의 상술에 깊이 빠져들수록 N7W재단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민간차원에서 순수하게 즐기는 것까지 비판해서는 안되겠지만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다시 생각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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