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환 기오타 대표.
“전문적인 음악인 양성보다는 소외 계층도 문화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저변확대에 힘쓰는 문화단체를 만들고 싶다”

사회주의 밴드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이하 기오타)’ 대표 강경환(31)씨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공연예술인이다. 서귀포시 동홍동 주민자치 센터 2층 동홍아트홀. 기오타 밴드가 연습실겸 사무실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연습실에는 10살의 어린이부터 아이가 있는 어머니들까지 15명 내외가 모여 연습을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밴드생활에 재미를 느꼈던것은 아닙니다. 원래 전 비보이 였어요. 서귀포에서 춤을 췄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알려진 춤꾼이였죠. 그래서 취미로 하던 춤으로 서울예전 무용과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춤이라는 것이 표현에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던 중 악기를 배우게 됐습니다. 그 무한한 표현성에 빠져 들었죠”

그는 어릴적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 성격문제로 이혼을 하셨다지만 어린 그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사회에서 많은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한다.

“친구와 똑같이 춤을 시작했지만 무용을 전공한 친구들은 사회에서 격려를 받았어요. 하지만 비보이인 전 질타를 받았죠. 저에게는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습니다. 친구와 전 똑같이 땀을 흘렸었는데 말이죠”

이런 그가 택한것은 사회복지사였다. 그는 그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아동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서울예전을 1년만에 그만두고 그는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와서 제주관광대학 사회복지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그는 사회복지사가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기회가 생겨 바로 취업을 하게 됐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면 저 처럼 한부모 가정 및 조손 가정 아동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였죠. 일을 해 보니 사회복지라는것에 한계가 느껴 졌습니다. 바로 일을 그만 뒀죠”

2개월여의 사회복지사를 그만 두고 그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어떻게 하면 사회복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고민 끝에 음악을 하는 지역 사람들을 수소문하고 직접 ‘사회주의 밴드’를 만들었다. 기오타 밴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많이 했습니다. 음악으로 사회복지를 한다는것은 말도 안된다는 이야기였죠. 저는 결손가정의 아동들이 방과후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또한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그들에게 음악을 무료로 가르쳐 주면 그들이 점차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밴드를 만들게 됐죠”

그는 자비를 털어 기오타 밴드를 운영하고 있다. 물론 공연으로 얻는 수익금도 있지만 대부분의 예산을 강 대표 자신이 낸다. 그는 그것이 진정한 사회복지라고 생각한다.

“항상 공연이 끝나면 밴드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가지지 못했을때 만족하지 못하면 다 가져도 만족하지 못한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사회와 담을 쌓으려 하지말고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주위를 도우며 살아가면 됩니다. 또 일반 사람들도 부족하다 생각할지라도 자신이 가진만큼 나눠 살자는 의미입니다”

현재 기오타 밴드는 470여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고 그는 오는 7월 20일부터 한달동안 제주중문해수욕장 등지에서 열리는 ‘야해 예술에 빠지다’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에 있다. 그는 이미 서귀포시 축제 발전위원회 위원이며 칠십리 공연기획 분과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배서준기자 cry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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