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크호르스트·스네이더르·로번의 릴레이골, 3대2승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른 우루과이를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 32년 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네덜란드는 7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벌어진 우루과이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4강전에서 히오반니 판 브롱크호르스트(35·페예노르트), 베슬리 스네이더르(26·인테르 밀란), 아르연 로번(26. 바이에른 뮌헨)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3대2로 승리,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날카로운 창을 앞세워 우루과이를 잠재운 네덜란드는 요한 크루이프(63)를 중심으로 한 ‘토털 사커’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1978아르헨티나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로번은 사실상의 결승골이 된 헤딩골을 기록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스네이더르는 1대1로 팽팽하던 후반 25분 골을 기록해 2골을 넣었던 브라질과의 8강전에 이어 또 다시 승리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또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5골째를 신고,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29·바르셀로나)와 득점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우루과이는 디에고 포를란(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동점골과 끈질긴 수비로 대항했지만 공수의 핵 루이스 수아레스(23·아약스), 디에고 루가노(30·페네르바체)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포를란은 어려운 와중에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대회 4호골을 신고했지만 팀의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40년 만에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남아공월드컵을 보냈다. 전통적인 강호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남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초반 양팀이 보여준 전술은 극명하게 갈렸다.

네덜란드는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공세를 펼쳤고 우루과이는 이를 역이용하며 빠른 속공으로 네덜란드의 빈 틈을 노렸다.

자연스레 초반 볼 점유율은 네덜란드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선취골도 기록했다.

전반 18분 수비수 브롱크호르스트가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우루과이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히는 완벽한 골이었다.

가나와의 8강 승부차기에서 2번의 선방을 자랑했던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24·라치오)도 손쓸 수 없는 골이었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당황하지 않고 에딘손 카바니(23·팔레르모)와 포를란을 앞세워 반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40분에 포를란이 해결했다.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드리블을 치던 포를란이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로 중거리 슛을 날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팽팽한 1대1 승부는 후반 중반까지 이어졌다. 균형을 깬 이는 해결사 스네이더르였다.

스네이더르가 후반 25분 페널티박스 내 왼쪽 지점에서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때린 슛이 수비수의 무릎에 굴절돼 골로 연결됐다. 강력한 카운터 펀치였다.

우루과이는 급격히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고 빈 틈을 놓치지 않은 네덜란드는 3분 만에 로번의 헤딩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루과이는 후반 추가시간에 막시 페레이라(26·벤피카)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네덜란드는 독일-스페인의 4강전 승자와 12일 오전 3시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두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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