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7W재단과 몰디브 간 계약서 내용 ‘파장’
득표수 많아도 ‘돈’에 의해 결정될 가능 커

‘세계7대 자연경관’이 득표수보다 주관사인 뉴세븐원더스(N7W)재단과 맺은 계약내용에 따라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명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N7W재단의 상업적 행태를 최초 고발한 누리꾼들(트위터 아이디 ‘AF1219’ ‘pythagoras0’ ‘netroller’)은 21일 “투표가 아닌 재단의 금전적 요구 준수에 따라 7대경관 선정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미국 명문 A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netroller’는 “N7W재단의 상업과 라이선싱을 담당하는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이 몰디브와 맺은 계약서를 최근 입수했다”며 “NOWC의 요구 불이행시 후보지 자격을 박탈한다고 명시됐는데 투표수 미공개 방침과 연관 있다”고 밝혔다.

‘netroller’는 “어차피 투표수 공개가 안 되니 결국 재단측은 돈 퍼주는 곳에 선심쓰듯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느닷없이 28개 후보지에 제주도가 갑작스레 포함된 것은 그들에게는 소위 '돈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후보지 선정이 투표와 상관없다는 사실은 본보가 보도(4월25일자 4면 ‘상업이벤트에 들썩이는 대한민국’)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초 77곳의 후보지에 포함된 불가리아의 ‘벨로그라칙’이 350만표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세르비아의 ‘악마의 동굴’, 홍콩의 ‘망부석’, 페루의 ‘콜카 협곡’ 등이 2~4위에 랭크됐지만 재단측에 의해 모두 탈락된 것.

이는 투표가 아닌 N7W재단이 자체 조직한 선정위원 심사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28곳 최종후보지에 포함된 인도네시아(코모도섬)와 몰디브는 각각 500억원, 20억원을 요구한 NOWC 측의 제안을 거절하자 후보지 철회 및 법적조치가 있었고 그 이후 N7W재단은 두 나라 정부와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netroller’는 “28개 최종 후보지 선정은 투표가 아닌 몇 명의 선정위원들에 의해 결정됐지만 그 기준은 밝히지 않고 있다”며 “오직 N7W재단만이 투표상황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고 인터넷투표 증가율 등 일부 공개되는 정보는 경쟁자극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NOWC 측은 몰디브 외에도 제주도를 포함한 나머지 27곳의 후보지 모든 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N7W재단에 등록된 공식후원위원회는 ‘제주관광공사’이며 공식후원기관은 ‘제주도’로 밝혀졌지만 두 기관 모두 재단 측과 맺은 계약내용 공개를 꺼리고 있다.

‘netroller’는 “몰디브나 인도네시아의 상황을 비춰볼 때 재단 측은 제주도와 상당한 액수를 놓고 협상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며 “우리나라가 그 두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27일 현대·기아자동차는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N7W재단과 재단 공식로고 사용 등을 활용한 광고·마케팅 활동을 내용으로 후원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 사이에서 상당한 후원금이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N7W재단 측은 28개 참여국 서로가 모르게 비밀접촉하면서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상업적 계약이라는 핑계로 공개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최종 7곳을 정하는 작업도 재단 임의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비밀스러운 선정 과정에 N7W재단의 상업주의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누리꾼들의 비판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 ‘옥돌선생’은 “제주가 7대 경관에 선정되면 좋은 일이겠지만 뒷돈을 제공한 대가의 선정이라면 포기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7W재단은 유엔 협력사무국의 공식 파트너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고 선정 행사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세계 유적을 관리·보존하는데 쓴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막대한 경제효과도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또 어떤 거짓 주장이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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