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敬畏)
콘크리트 위에 생명이 피어났습니다. 도저히 씨앗이 정착할 수 없는 곳이지만 미세하게 균열된 틈 하나를 저 생명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 뿌리를 내리고 이젠 제법 지면 위로 제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회색 콘크리트에 저 생명 하나 피었다고 무슨 소용을 뽐내겠습니까만, 하루 하루 푸름의 옷을 더 크게 입어가는 생명 앞에서 감동과 경외(敬畏)를 느낍니다.
<제주도민일보>가 창간 1주년을 맞았습니다. 소용을 생각하기에 앞서 존재 그 자체로 이 땅의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그런 생명, 그런 신문이 되겠습니다.
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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