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라산, 한은제주본부장 기업 탐방서 물류 구조 문제점 제기

“해외시장을 개척해도 물류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연매출 400억원, 도내 굴지 기업인 (주)한라산도 높은 물류비용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주)한라산 관계자들은 박성준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에게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성준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주)한라산(제주시 한림읍)을 직접 방문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올해부터 본부장이 직접 참석하는 기업현장 탐방을 실시하고 있다. 그 첫번째로 지난달 11일 현대기계공업(주)을 다녀왔고, 이번 한라산(주) 방문은 제주본부의 2번째 탐방이다.

이날 (주)한라산 관계자들은 해외시장 개척의 어려운 점 등을 털어놨다.

(주)한라산 측은 “해외시장은 물류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이는 결국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어렵게 해외시장을 개척하더라도 과다한 물류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저하돼 지속적인 수출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같은 (주)한라산의 호소는 제주산 상품의 해외 수출구조의 문제점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주에서 중국 상해까지 제주산 상품을 수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제품은 부산항을 거쳐야만 중국 시장에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운송 비용이 해외 운송비용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전체 물류비용의 77%가 제주에서 부산까지 운송하는 데 소요되고, 나머지 22%는 부산에서 상해까지 이동하는데 들어간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다.

이에 대해 한은 제주본부도 “제주산 제품의 해외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과다한 물류비용 해소대책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주)한라산측은 최근 대기업의 주류시장 잠식에 대해서도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주)한라산 관계자는 “최근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자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관광객들이 육지부 소주를 찾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대기업 주류회사들이 할인마트, 관광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제주 주류시장에서 대기업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라산 허벅술 개발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어 장기간에 걸친 투자확대가 필요하지만 대기업의 주류시장 잠으로 향후 시장전망이 불투명해져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편 (주)한라산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제주의 무공해 천연 화산지하 암반수와 제주산 밭벼를 주원료로 한 프리미엄 명주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술은 위스키처럼 장기간의 숙성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민 기자 ghost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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