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후원회는 범국민추진위’ 주장 거짓 드러나
몰디브 “투표과정 불투명” 세계 비난 여론 확산

민간차원에서 제주의 ‘7대경관’ 선정을 추진한다는 제주도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제주도는 스위스의 한 영화감독이 설립한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이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이벤트를 추진함에 따라 민간차원에서 ‘범국민추진위원회’를 조직해 주도한다고 밝혀왔다.

개인이 운영하는 재단에 대한 공신력 논란과 비과학적인 투표방식, 도가 지나친 상술 등 논란이 확산되자 도 관계자는 “제주도는 이벤트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니 범국민추진위에 문의하라”며 “공식후원회도 범국민추진위”라고 못박았다.

▲ 양원찬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이 지난달 14일 제주도청 기자실을 방문 ‘N7W재단과 7대 자연경관 추진백서’를 배포한 후 “N7W재단은 공정성, 정체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범국민추진위 양원찬 사무총장도 지난달 14일 도청 기자실에서 세계7대경관 추진백서를 통해 “7대경관의 선정 추진주체는 보통 2가지 형태로 운영되는데 우리니라와 캐나다 같은 선진국은 민간추진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은 국가가 직접 관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본지 확인결과 N7W재단에 등록된 공식후원위원회는 ‘제주관광공사’로 확인됐으며 공식후원기관은 ‘제주도’로 밝혀졌다. N7W재단에 따르면 ‘7대경관’ 최종 후보지에 등록되려면 공식후원위원회가 필요하다.

결국 민간차원의 자발적인 진행이라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난 것. 제주도가 책정한 공식 홍보사업비만도 2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의구심은 증폭돼 온 게 사실이다. 도지사가 나서 공무원들에게 “사비를 털어서라도 전화투표하라”는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제주도 산하 ‘세계자연유산관리단’에는 총 5개팀 중 2팀을 ‘7대경관팀’으로 구성, 유네스코 등 전 세계가 인증한 제주의 천혜경관 관리·보존에는 소홀한 채 ‘간판따기’에만 혈안이 됐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문제는 최근 28곳의 최종 후보지 가운데 몰디브·인도네시아 등이 자진철회 의사를 밝혔고 후보지에 속한 미국·캐나다·호주 등의 선진국가들은 ‘7대경관’ 이벤트에 아무런 흥미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후보지를 공식 철회한 몰디브 정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참가비 199달러가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N7W재단은 올해 들어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후보지 철회 이유는 이 캠페인의 투명성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몰디브 정부는 “지난달(4월) 우리는 몰디브 공항에 있는 현수막들을 모두 철거했고 그 이후 어떤 홍보 활동도 취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달 몰디브의 투표순위가 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며 “투표가 전혀 투명하지 않다는 얘기”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 뉴세븐원더스(N7W)재단 설립자 버나드웨버(B. Weber)가 지난달 24일 제주를 방문,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N7W 재단의 정체성, 상술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몰디브의 자연경관이 빼어난 미를 증명해주는 상이 있다고 해서 그것에 돈을 내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을 원치도 않는다”고 말하면서 “몰디브의 결정 이유를 국제 언론에 알려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N7W재단 측은 순위 변동만 공개할 뿐이지 후보지 28곳의 투표수에 대한 공개는 일체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투표에 최종 1위를 한다해도 재단측이 요구한 참가비나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자격이 박탈당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최근 국내 언론매체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각국의 빼어난 경관과 지명을 이용하는 N7W재단측에 오히려 돈(사용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노컷뉴스(CBS) 변상욱 기자는 “사실 제주 브랜드를 팔아 돈을 챙기는 쪽은 N7W재단이니 제주도가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돈 가져다 바치고 재단관계자 오셨다고 최고급 호텔에 극진히 대접하고…글로벌한 봉이 김선달이 등장하셨다”고 비꼬았다.

한종수기자 han@jejudomin.co.kr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