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흐름이 좋은 독일과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던 스페인이 결승 길목에서 격돌한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릴 정도로 두 팀 모두 전력이 막강하다.

역대 전적에서는 독일이 8승6무6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만 놓고 봐도 독일이 2승1무로 앞서 있다.

그러나 6번의 무승부가 말해주 듯 두 팀의 경기는 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힘의 축구에 의존했던 독일은 최근 기술까지 겸비하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완벽한 신구조화는 상승세의 또 다른 이유다.

메수트 외질(22·베르더 브레멘)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6·바이에른 뮌헨) 등이 버티는 미드필드진과 미로슬라프 클로제(32·바이에른 뮌헨), 루카스 포돌스키(25·쾰른)의 공격진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다만 왼쪽 측면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21·바이에른 뮌헨)가 경고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이에 맞서는 스페인도 만만치 않다. 60년 만에 준결승 무대를 밟으면서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다 유로2008 결승전의 달콤한 추억은 스페인이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다.

2년 전 스페인은 ‘엘니뇨’ 페르난도 토레스(26·리버풀)의 결승골에 힘입어 독일을 1-0으로 제압하고 유럽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키플레이어는 5골로 득점 1위를 달리는 다비드 비야(29·바르셀로나)다. 비야는 온두라스, 칠레와의 조별리그와 16강, 8강까지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골 감각이 최고조에 오른 것이다.

물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토레스의 부진은 잘 나가는 스페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득점왕 후보로 거론되던 토레스는 아직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60·스페인)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동안 무한신뢰를 보이던 델 보스케 감독은 “토레스가 선발로 나선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변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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