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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권력’ 자리한 강정마을 ‘화약고’공사중단 요구 외면한 해군 공사 강행 가속도
공사 관계자 폭행·폭언 수위 높아져 주민들도 강경

강정마을회 제공.
18일 오전 7시30분. 어김없이 강정 해군기지 공사현장에는 레미콘, 굴삭기 등 대형 공사장비가 등장했다.

다시 주민들이 싸움에 나섰다. 야5당 해군기지 진상조사단과 제주도의 ‘공사 일시중단’ 요구에 쉴 틈이 있을 법 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오히려 공사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충돌의 강도도 더 세졌다. 시공사는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일념에 주민들을 쉴새없이 밀어붙였다.

이날 아침 일찍 레미콘이 나와 테트라포트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쏟아냈다. 차량 약 4대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꽤 만들어진 거대한 테트라포트가 중덕 해안가 앞을 감싸고 있다. 당장 강정 바다를 메울 기세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민 25여명이 현장을 막았다. 예전보다 많은 수의 주민이다. 평화운동가 최성희씨는 “예전보다 많은 숫자의 주민이 공사현장을 찾았다”며 “공사를 반드시 막아야 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여지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량 밑으로 들어갔다. 공사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계속 지연된 공사 때문인지 공사 관계자들도 이 날 만큼은 이전보다 거칠게 몸싸움에 돌입했다고 전해졌다.

강정마을회 제공.
폭언과 폭행이 난무했다. 심지어 어느 공사관계자는 레미콘 차량을 막는 주민을 향해 “콘크리트와 함께 갈아버려”라는 섬뜩한 폭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사관계자에 둘러싸인 송강호 목사는 공사관계자들에 의해 30여m 정도 질질 끌려다녔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현장에 있던 주민은 “인부들이 독기를 품은 것 같았다”면서 “그들 역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사를 나서야 하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싸움을 관망하는 해군과 시공사”라고 성토했다.

생명평화결사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을 하면서 여자 주민들에게 너무 심한 폭언을 한다”며 “현장에 여경이 배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성희씨는 “매일이 전쟁”이라며 “이어지는 충돌을 막을 주체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밝혔다.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충돌은 현장에 출동한 서귀포경찰서의 수습으로 겨우 마무리됐다. 하지만 강정마을은 점차 언제 폭발할 지 모를 ‘화약고’로 변모하고 있다. 그 중심에 통제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진 해군의 ‘무소불위’ 권력이 자리하고 있다. / 이정원 기자 yunia@jejudomin.co.kr

이정원 기자  yunia@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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