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공무원 결재보고업무 개선 위한 토론회
비서실·자체 메일 활성화 등 보고절차 간소화 필요

서귀포시 공무원과 시장이 결재와 보고업무 개선을 위해 머리를 함께 맞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와 전국공무직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는 17일 오후 서귀포시청 제1청사 중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안(案)의 노예로 살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공직사회의 고질적 결재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제발표에 나선 고병훈 전공노 서귀포시지부 정책기획부장은 “대면결재와 전자결재는 동전의 양면성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기획서가 화려한 치장에만 겉돌고 있으며, 특히 1안, 2안, 3안 등 지나치도록 상반된 문제 제기만을 삽입함으로써 결정권한이 윗선에 치우쳐 결과적으로 공직자 스스로 안의 노예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공무원도 “이런 현상은 감사가 무서워, 향후에 책임지기를 두려워하는 공직자의 전형적인 무사안일”이라며 “보고서 한 장을 작성하더라도 자기의 소신과 의지를 담아야 하며, 특히 그런 보고서는 굳이 결재가 아닌, 구두보고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해, 고 부장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정문석 기획예산과 기획담당은 “1안, 2안과 같은 복수안은 기안자가 두 가지 양면성을 검토한 고민의 흔적이므로 오히려 좋은 현상이며, 자료관리를 위해서도 서면보고가 원칙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대면보고가 능사가 아니다라는 지적에 의견을 함계했다.
김명규 세무과 재산세담당은 “전자결재와는 별개로 종이로 출력, 대면결재를 이중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고, 결재 상신 후 별도 보고 설명이 없으면 전자결재를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도 있다”며 “단순 보고서는 반드시 시장과의 대면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비서실이나 자체메일을 활용해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송상우 전국공무직노조 서귀포시지부 사무국장도 “중요문서가 아닌, 단순한 대면보고는 전화나 메일보고로 시행해야 한다”며 “단, 정서상 아랫사람이 전화로 보고한다는 문화가 정착되려면 시일이 더 걸려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서귀포시장이 ‘지난 5월 직원조회를 통해 전화보고가 더욱 빠르고 적법하다’고 한 만큼 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상급자와 하급자간의 이견을 줄이기 위해 코칭리더십의 도입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코칭리더십이란 리더가 ‘일인 카리스마’로 부하직원에게 모든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하의 숨은 능력을 일깨워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고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고완길 전국공무직노조 서귀포시지부장은 “업무처리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고 책임소재를 다룰 때 상급자와 업무담당자가 이견이 생겨 곤란한 경우를 겪는 것을 보았다.”며 “업무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코칭리더십을 도입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을 지켜본 고창후 서귀포시장은 “결재와 관련한 고충을 알게됐다”며 “메모보고 활성화, 전결의 준수, 1쪽 보고서와 같은 약식보고서 운영, 신속한 전화보고와 더불어 비서실을 활용한 보고서 채택도 바람직하다”고 결재업무 간소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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