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 섞이는 약천사 인근 새로운 서식지 선택
마을회 “붉은발말똥게 이식해 성공사례 없어” 반발

강정마을 곳곳에 설치된 '붉은발말똥게' 포획 채취용 통발.

해군이 ‘붉은발말똥게’ 서식지를 약천사 밑 냇가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 인천지역의 E업체가 붉은발말똥게 포획채취 및 이동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붉은발 말똥게를 이식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며 “해군의 보존대책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에 면죄부를 줘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해군이 붉은발말똥게 서식지를 옮기는 데 근거가 된 자료는 지난해 제주대학교가 수행, 완료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붉은발 말똥게 보호를 위한 연구 및 대책수립’ 용역결과.

용역을 수행한 이화자 제주대 교수(생물학과) 교수는 <제주도민일보>와 통화에서 “1년 내내 강정 해안가를 돌며 붉은발말똥게의 서식지를 파악했다”면서 “현재 파악된 서식지 외에 강정 해안가 곳곳에 붉은발말똥게가 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은 붉은발말똥게가 살기에 너무 좋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약천사 밑 냇가가 새로운 서식지로 선택된 데에 이 교수는 “이동이 추진되는 곳은 민물이 내려오고, 바다와 인접한 지역이어서 붉은발말똥게가 살기에 적합하다”면서 “붉은발말똥게는 해수와 담수가 섞인 곳에서 살 수 있다. 잡식성이기 때문에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숲과 흙도 잘 형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당초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하는 환경 그대로 보존할 것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해군은 콘크리트 공사를 비롯해 앞으로 해군함정 등이 들어오게 되면 물길을 살릴 수 없다는 의견을 전해 서식지를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교수는 “붉은발말똥게 뿐만 아니라 강정에 서식하는 모든 동·식물의 생명이 중요하다”면서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을 많은 동·식물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 이정원 기자 yunia@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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