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년들은 단군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 앞으로 청년들이 광장으로 나가는 연습을 하면 좋을듯 하다. 우리 사회를 책임지는 생각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매력있는 진보, 멋있는 진보가 있다. 제주에서도 마을·학교·시민단체마다 포진된 수많은, 멋있는 진보를 생각해야 한다. 이들과 길을 북돋고 부족한대로 동지가 됐으면 한다”

지난 22일 저녁에 열린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제주 북콘서트에서 두분이 청중들에게 당부한 얘기랍니다. 식견이 짧아 깊은 의미를 헤아릴순 없지만, 이땅을 살아가는 ‘주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부당한 세상의 변화도, 꿈꾸는 미래도 없을것이라는 말로 들었습니다.

‘진보집권플랜 북콘서트’
「진보집권플랜」은 지난해 2~9월까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묻고 이 시대의 대표적 진보지식인으로 꼽히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가 답하는 형식으로 10번에 걸쳐 이뤄진 대담을 엮은 책입니다. 표현의 자유 침해 등 정치적 민주주의의 후퇴, 노동·복지 등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후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의 위기 등 대한민국 사회를 과거로 되돌려놓은 이명박정부의 무도함에 대한 비판을 넘어 2012년, 혹은 2017년 진보·개혁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표준전과’ 같은 책이라고 하지요.

군사독재·권위주의 시대를 힘겹게 겪고 한국사회의 ‘허리’를 맡고 있는 ‘386세대’와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20~30대, 진보와 개혁을 통한 참다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촛불시민’을 향한 프로포즈라고도 합니다.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대전·춘천·대구를 거쳐 여섯번째로 열린 제주 북콘서트에는 궂은 날씨에도 300여명의 청중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고 하지요. 오연호 대표기자와 조국 교수는 「진보집권플랜」 출간 배경을 묻는 질문에 “경쾌하고 신명나는 진보로 내년 집권을 위한 분위기를 밑에서부터 띄우기 위해서”라며 “이런 상태가 내년부터 5년간 다시 연장돼 제2의 이명박정부가 같은 정책을 더 하는 암에 걸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뼈있는 답변으로 제주사람들에게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노동이 결합된 복지정책과 더불어 공정한 기회를 주지못하는 요소들을 바로잡으면서 정의와 상생을 실현해야 함을 힘주어 말했고, “일상에서, 학교·직장에서 무엇을 할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가 바뀔수 있다”는 당부도 함께 했지요.

분노에서 행동으로
세상의 변화는 부당함에 대한 절절한 분노가 행동으로 이어질때 시작됩니다. 사회의 부당함에 무감각하고 관심이 없으면 분노할수 없고, 분노만 할뿐 행동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지요. 절차와 과정상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제주도의회와 시민사회단체, 야당들의 중단 요구를 묵살하고 시공사를 내세워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면서 주민들과 충돌을 일으켜 고소·고발을 일삼는 정부·해군의 비겁한 행태가 그렇습니다.

해군기지로 강정마을 공동체를 해체시킨것도 모자라 마을주민을 공사장 포클레인 기사로 고용해 이간질하는 치졸하고 야비한 행태도 분노해야 할것에 분노하고, 참여하고 행동하지 않는 도민사회의 침묵과 방관에서 비롯된 비극이 아닌지요.

외국 유력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일본·인도·한국을 잇는 중국에 대한 초승달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국제자유도시이자 세계평화의 섬을 꿈꾸는 특별자치도 제주가 동아시아 분쟁의 중심에 편입돼 제2의 오키나와가 될 운명에 처했음’을 거듭 말해주고 있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망칠 ‘불편한 진실’은 외면한채 천혜의 경관을 파괴하며 해군기지를 만들면서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에 ‘올 인’하는 몰가치적인 행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프랑스를 뒤흔든 한권의 책 「엥디네 부 ! : INDIGNEZ VOUS ! (분노하라)」는 말합니다. “분노할 이유를 발견하는 것은 귀중한 선물이며, 분노할 것에 분노할때 당신은 거대한 역사의 흐름의 일부가 된다. 그 흐름이 우리를 더많은 자유와 정의로 인도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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