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장한장애인상 김려선씨

장애아 위한 어린이집 운영…경로당 노인 급식 봉사
장애인이 아닌, 남들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남을 돕는데 이유가 필요할까요. 오히려 제 자신이 은혜를 베풀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는 보상을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안될 것 같아요.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진실한 마음이 아니니까요”

김려선씨(45·여)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어린이집을 개원해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나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기회를 제공했다. 또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교육의 제공했다. 또 홀로사는 노인을 어린이집에 초청해 생일잔치를 열어주기도 하고, 경로당 노인들을 위한 무료 식사 대접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홀로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열어드리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어요. 평소 외로움을 느끼시는 어르신께서는 손자·손녀같은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해하시고, 아이들도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그녀가 남을 돕는데 앞장서는 것은 할아버지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구좌읍 한동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일본에 체류 중인 부모님을 대신해 할아버지·할머니 밑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녀의 할아버지는 구좌읍에서 처음으로 당근 재배에 성공했다. 이후 이웃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씨를 나눠주고 재배에 도움을 주면서 지금의 ‘구좌당근’을 있게했다.

“할아버지께서는 주변 사람들이 잘 살아야 마을 주민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하셨어요.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어요. 어릴때 할아버지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지금도 제일 닮고 싶은 사람이 할아버지죠”

그런 그녀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10여년간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지난해 9월 폐원한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다녔던 아이들과 엄마들은 아직도 그녀에게 소식을 보내고, 그녀도 아이들을 잊지 못하고 있다.

“우리 새끼들(그녀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이렇게 부른다) 중에 벌써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들도 있어요. 그래서 청소년의 위한 사업도 생각하고 있죠. 어쨋든 아직까지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천천히 계획 중입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주변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그녀는 올해 제주도에서 선정한 장한장애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녀는 지체장애 3급의 장애인이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것이 너무 고맙더군요. 하지만 저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말보다 ‘열심히, 멋있게 산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녀는 적지 않은 장애인들이 장애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겪으며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장애가 결코 변명이나 이유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해볼 수 있는데까지 해야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는 다리가 조금 불편하지만 그것이 다들사람보다 뒤쳐지는 이유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서 준비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죠. 그래서 장애인의 모범이 되고 싶어요.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기억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죠”

<제주도민일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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