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공사강행을 몸으로 막다 구속된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이 보름째 옥중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신구범 전 제주지사도 18일부터 양 전 회장이 살던 강정마을 중덕해안 비닐하우스에서 단식에 들어갔고, 노동현안 해결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단식농성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교도소에 수감된 양 전 회장은 물과 소금을 제외한 일체의 음식물과 링거투약도 거부해 몸이 말이 아니고 탈수증세도 보여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를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지난 6일부터 도청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민주노총 제주본부 양지호 도립무용단 지회장은 탈수증세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해군기지와 노동현안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잇단 단식투쟁은 정부·제주도정과 ‘주인’인 국민들의 ‘소통’이 막혀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불합리한 해군기지 부지 선정에서부터 강정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비롯한 추진 과정과 절차상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공사 중단은 못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도 그렇다.

우근민 지사까지 교섭에 참여하면서, 지난해말까지 해결을 장담했던 제주의료원과 도립무용단 문제 등 지역노동현안들이 해결은 커녕 단식농성으로 이어지면서 꼬여가고만 있다. 해군기지와 노동현안 등의 문제를 근본적인 원인에는 눈을 감은채 서둘러 봉합만 하려는 ‘먹통’ 행태에서 비롯된 결과다.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 등 일부를 제외하고,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도민사회의 무관심도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도정과 국민, 도민사회까지 닫히면 ‘답’은 안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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