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조문학회 월간 '시조갤러리' 창간

늦고사리


                                   김정숙

한발두발 까치발 꽃등 걸린 밭둑에
한발두발 까치발 고개 드는 고사리 형제
꺽이고 또 꺽이면서 쇠는 법을 배운다.

나물 맛을 알아야 인생맛을 안다는
단만 쓴맛 녹록한 봄나물 비구니속
종달새 지집애 지집애
제 나이 꺾어 담고

꽃 양산 펼쳐들고 저만치 돌아선 봄
늦깎이 고사리조차 세상물정 다 들어
초록빛 만발하였네, 손바닥이 환하네.

시조 7백년. 현대시조 100년. 우리 옛 조상들은 시조라는 통로를 통해 삶의 호흡을 내뱉었다. 또한 시대의 아픔과 고민이 고스란히 그곳에 녹였다.

제주에서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해 자그만한 멍석 한 장을 폈다. 바로‘시조갤러리’다 젊은 시조문학회(회장 김정숙)가 최근 엽서 형식으로 시조와 사진을 담은 월간 시조갤러리를 펴냈다.

김정숙씨의 늦고사리를 비롯해 강은미씨의‘바위섬’, 김미향씨의 ‘가파도 까투리 찾아’, 김연미씨의 ‘노을’, 고혜영씨의 ‘인동꽃 아침’, 강영미씨의‘알뜨르 종달새’, 김선화씨의 ‘손잡이가 야위다’가 실렸다.

이번 갤러리를 발행한 고정국 시인은 “시조라는 틀안에서 자유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향유하고자 했다”며 창간 취지를 밝혔다.

시조의 대중화를 표방하며 지난 6월 활동을 시작한 2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올해로 1년을 맞이하면서 ‘젊은 시조문학회’ 새롭게 태어났다. 앞으로 월간 시조갤러리를 발간하고 문학작품 토론, 작가초청 강연, 시조낭송의 밤, 문학기행 등을 꾸려 나갈 예정이다.

김정숙(젊은시조문학회 회장)씨는 “시조정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할 생각이다.”며 "일반 독자들의 참여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문의=010-5755-3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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