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태 <제주서중학교 이학박사·화산지질학전공>

전 지구적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에너지 문제와 경제개발 문제를 고려할 때 녹색성장을 하기 위해선 원자력을 비롯한 무탄소 에너지 자원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에서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태도가 변화해온 과정에서 원자력시대 초기에 미국사회는 다소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드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 사고와 체르노빌(Chernobyl)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새로운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였었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전력공급원은 원자력을 이용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 인식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방안으로서 원자력의 가치를 평가할 때, 원자력으로 인한 위험부담을 고려 사항에서 놓쳐서는 안 되며 이를 다른 에너지원의 경우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화석연료 연소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및 기타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의 문제와 원자력이 야기하는 건강 및 환경문제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번 일본 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원자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원자력연구소와 세계원자력협회에서 발간된 자료에 의하면, 다양한 방사선원에서 1년 동안 나오는 방사선량[mSv(밀리시버트)/year]을 살펴보면, 영국 콘월지역의 지각에서 7, 호주 시드니의 지각에서 0.16~0.9, 해수면에서 0.26, 의료용 엑스레이에서 0.2, 석재/콘크리트/벽돌 건물에서 0.07, 항공기(1,600킬로미터 비행시)에서 0.01, 컴퓨터 단말기에서 0.001로 보고되었다. 또한 평상시 한사람이 연간 쪼이는 방사선량이 2.4(세계 평균)로 자연에 의한 방사선 노출량은 장소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내지만 모든 경우에 인공방사능에 의한 노출량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과 관련한 건강 위해요소에 대한 감각적 인지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만약 방사선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면 어떨까? 방사선이 가려움증을 유발했다면 원자력 정책은 오늘날의 어느 대형 위해요소와 마찬가지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을 가져왔을 것이다. 이는 논의나 협의되는 대상이 문화적으로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위험의 민주적 통제는 우리가 위해 요소에 대한 문화적 인식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

식게 때 올릴 고사린 이서삽주


일본 식품위생법상 방사능 잠정 기준치는 킬로그램당 500베크렐인데 일본 대지진 때 원전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현의 오타 마을의 시금치에서는 2만 2천 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무와 브로콜리 등 26점의 채소에서 기준치를 넘는 세슘이 검출되는 등 농작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러한 뉴스를 매우 민감하게 접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방사선에 피폭되어 금방이라도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인식하다보니 자신의 생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기 위하여 소금을 사재기 한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소금을 사재기한 결과 소금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버리고 정작 소금이 필요한 분들은 소금을 사지 못해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일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제주도에 고사리장마가 시작된다. 고사리장마 기간 동안에 수분을 촉촉이 머금은 토양을 뚫고 올라오는 고사리들은 오뉴월 장마철에 물외 크듯 쑥쑥 자라 날 것이다. 며칠 전 전국에 방사능 비가 내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지난 7일 제주지역 빗물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었지만, 그 양은 매우 적어 인체에는 무해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만나는 삼촌들이 “고사리 꺾으러 가사 헐 건디 방사능 때문이 고사리 꺾어도 될건가이”하고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나는 이런 질문을 하는 지인들에게 식게 때 제사상에 올릴 고사린 이서삽주! 하면서 같이 고사리 꺾으러 가기를 제안한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방사선량(요오드)이 연간 0.000123밀리시버트로 평상시 1인당 연간 자연발생량인 2.4밀리시버트보다 매우 미미한 약 2천분의 1 수준으로 측정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는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주측정소에서 제주지역의 방사선량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우리를 위해 밤잠을 설치며 방사능을 측정하는 연구원에게 고마움의 전화를 드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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