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 제주씨네아일랜드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외롭고 높고 쓸쓸한」 의 한 대목으로 영화 ‘시’의 등장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현실을 현실보다 더 잔인하게 묘사해 관객에게 고통과 진실을 전해주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제주에 온다.

㈔제주씨네아일랜드는 7월 1~ 7일까지 제주 씨너스에서 오후 7시30분 이창동 감독의 ‘시’를 상영한다.

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윤정희). 그녀는 꽃 장식 모자부터 화사한 의상까지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 시를 쓰게 된다.

시상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주시하며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는 미자.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것들에 소녀처럼 설렌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 온다. 세상이 자신의 생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감독의 전작인 <초록물고기>의 ‘막둥이’ <박하사탕>의 ‘영호’ <오아시스>의 ‘종두’ <밀양>의 ‘신애’ 모두 어긋난 세상, 무심한 시선의 피해자들이다. 그러나 ‘시’의 주인공은 다르다.

영화 ‘시’에서 그녀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행태들을 바라본다.

이 영화에서 오히려 가해자 혹은 피해자 그들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바라보는 입장인 ‘미자’의 가슴에는 참을 수 없는 응어리가 맺힌다. 66세가 될 때까지 한번도 속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미자’는 ‘시’를 통해 세상에 대한 외침을 감행한다.

영화 ‘시’는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관람료=성인 8000원, 학생 7000원. 문의=702-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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