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단 미흡하고 정보제공 부족

지난해 제주도 관광객이 7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제주도 관광은 여전히 험난하다는 지적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제주 관광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은 이동권이다. 특히 보호자 없이 장애인 혼자 여행하기 위한 다양한 교통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혼자서 제주도에 관광온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택시와 버스 정도다.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타고 제주도에 왔다면 택시 이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동휠체어는 일반택시에 실을 수 없기 때문에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야 하지만 도내 장애인콜택시는 5대에 불과하다. 또 제주시 동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데다 도내 수요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서귀포시에는 장애인콜택시가 단 1대도 없는 실정이다.

전동휠체어를 여행지에서 빌릴 수 있다면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도내 유명관광지 중 전동휠체어 대여가 가능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가 지난 2005년 관광지 18곳에 전동휠체어 18대를 비치한 것과 비교된다.

버스 이용도 만만치 않다. 제주·서귀포시에 운행되는 시내버스 34개 노선 167대 버스 중에서 휠체어가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3개노선 11대(제주시 2개노선 9대, 서귀포시 1개노선 2대)뿐이다. 게다가 일반버스와 저상버스가 번갈아 운행되다 보니 배차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에 이른다.

도 관계자는 “저상버스 표준 모델은 C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CNG 보급 시설이 없는 제주도에는 도입 자체가 불가능 하다”며 “현재 운행도는 버스는 수입된 것인데 한번 고장나면 수리에 한달 이상 걸리는 상황이어서 늘리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도는 환경부의 전기 저상버스 보급계획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의 계획이 확정되는 데로 저상버스 확대 운행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동권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현재 도 관광정보 홈페이지(www.jejutour.go.kr)에 장애인을 위한 여행 정보는 문화관광부가 지난 2007년 발행된 E-book ‘우리도 간다’가 전부인 상황이다. 제주도가 사실상 장애인을 위한 관광정보 제공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간다’에 소개된 대표적인 제주의 관광지 중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아예 없는 곳이 적지 않다. 이름만 장애인 화장실이고 내부공간이 좁아 휠체어의 접근이 안되는 곳도 있으며 남자화장실에만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해 여성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는 곳도 있다.

한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휠체어를 타고 걸을 수 있는 올레코스, 저상버스 노선을 활용한 관광코스 등 장애인만을 위한 특화된 정보가 장애인 관광객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애인을 위한 보다 세밀한 정보 제공이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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