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정 변경…강정에서만 순례 진행키로
“해군기지 상황 중대…생명평화 가치 알릴 것”

지난 1일 제주에서 ‘한반도 100일 순례’를 시작한 생명평화결사가 계획을 바꿔 100일동안 강정마을에 머물며 순례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생명평화결사는 지난 1일 저녁 회의를 갖고, 전국으로 이동하며 진행하려 한 100일 순례일정을 이 같이 바꿨다.

이에 제주에서 계획된 생명평화결사의 순례일정은 모두 조정될 예정이다. 당초 생명평화결사는 7일까지 제주 곳곳을 돌며 순례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생명평화결사가 100일동안 강정마을에 머물기로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100일간 강정마을에서만 순례를 진행할 방침이다.

생명평화결사 관계자는 “제주해군기지 상황이 전국적으로 봐도 중대해 이 같이 결정했다”며 “강정마을이 생명평화 가치·의미가 잘 드러나는 곳이라는 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군기지 상황을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면서 “강정주민들이 그동안 장기간 반대투쟁에 지쳐있었다. 주민들이 현재 상황을 전하며 순례를 통해 힘을 달라고 요청해 계획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주민들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활동을 벌일 것은 아니”라며 “해군기지를 바탕으로 생명평화 가치에 부합하는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100일간 강정마을에서 진행할 구체적 프로그램에 대해 관계자는 “앞으로 논의를 통해 차분히 결정할 것이다. 4일 제주시청에서 열리는 평화문화제까지 조율할 것”이라며 “권순용 순례단장과 순례간사는 강정마을에 계속 상주한다. 김경일 신부와 도법스님 등은 일정에 따라 강정마을을 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법스님, 김경일 신부, 권술용 순례단장 등은 2일 오전 7시 강동균 마을회장을 비롯한 주민 10여명과 함께 강정마을 중덕해안가 제단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100배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도법스님은 “아름다운 강정마을이 두 번 다시 4·3과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길 빈다”며 “생명평화 마을로 거듭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법스님은 “4·3영령, 제주도민, 자연 모두 생명평화의 강정마을을 넘어 생명평화의 제주섬이 되길 바라고 있다”면서 “생명과 평화를 기원하는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길 바란다. 또 주민들이 이 같은 길을 계속 갈 수 있길 기도 드린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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