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결사 ‘한반도 100일 순례’ 대장정 제주서 시작
4·3평화공원 기원의식…강정마을 등 방문 7일까지 진행

봄을 시기하는 매서운 바람도, 길바닥의 찬 기운도 소용없었다. 그들이 걷는 발걸음 뒤로 제주에는 ‘생명·평화’ 염원의 포근한 기운이 영글어갔다.

생명평화결사가 다시 제주의 평화·인권·생명을 위해 기꺼이 길 위에 섰다. 생명평화결사의 ‘한반도 100일 순례’ 대장정이 1일 제주에서 시작했다.

이번 순례단에는 지난 2007년 해군기지 철회를 위해 제주를 방문해 순례했던 제주출신 도법 스님(전북 남원 지리산 실상사 회주)도 함께했다.

이날 순례단은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추모승화광장에서 기원의식을 가졌다.

기원의식에 앞서 순례단은 오후 1시30부터 2시까지 100배 절명상을 드렸다.

2시부터 시작된 기원의식에는 도법스님, 권순용 순례단장,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인 김경일 신부를 비롯해 도민 50여명도 동참했다.

제주에서는 장정언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고희범 제주포럼C 이사장, 임문철 신부, 이정훈 목사,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최현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등이 자리했다.

권순용 순례단장은 “이번 순례를 통해 지난 5년간 길 위에서 만났던 생명평화의 등불들을 다시 찾아 소통하며, 길 위에서 새로운 등불들과 만나려 한다”면서 “수천 년 이어온 삶의 터전이 무너져가는 현실 앞에서 애타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가슴에 품고, 이념의 대립 속에서 희생당한 제주의 원혼들이 해원하기를 기도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경일 신부는 “제주에서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시도 자체에 가슴아프고,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제주에서 평화기운을 이끌고 심으려 한다. 순례가 끝났을 때 평화가 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기원의식 뒤 순례단은 4·3영령에 참배한 뒤 본격적인 순례길에 나섰다.

순례단은 2일부터 7일까지 제주에서 순례를 진행한다. 강정마을과 송악산, 다랑쉬 오름 등을 방문한다. 순례단은 4일 제주시청에서 열리는 ‘평화문화제’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순례단은 7일 사려니 숲에서 명상과 함께 순례를 마무리한다.

이하 제주지역 순례일정. △3월2일 - 강정포구에서 출발. 서쪽방향으로 길 따라 진행. △3월3일 - 송악산입구 주차장에서 출발. 서쪽으로 진행. △3월4일 - 금능해수욕장에서 출발. 해안도로를 따라서 진행. 저녁 7시 제주시청 ‘평화문화제’ 참석. △3월5일 - 다랑쉬오름입구 주차장에서 출발. 해안으로 순례. △3월6일 - 외돌개주차장에서 집합 강정마을 경유, 고근산까지 순례. △3월7일 - 쇠소깍 주차장에서 출발. 사려니 숲에서 명상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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