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남수 의장 “고용승계·처우개선 제주도정이 말바꿔”
다음날 16일부터 열리는 정례회에서 다시 논의될 듯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안이 30일 돌연 본회의에서 상정보류돼 그 내막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 한경·추자면)은 이날 제38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시설관리공단’ 조례안을 상정 보류시켰다.

앞서 좌 의장은 지난 13일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회견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당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 총 29명 제석의원 중 26명 참석해 “시설관리공단 본회의 상정여부는 의장에게 주어진 고유권한으로써 최종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일임했다.

이에 좌 의장은 "의원 개개인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짓는 게 맞다고 본다"며 본회의에 상정해 전체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결정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덧붙이며 여지도 남겨두긴 했었다. 때문에 9부 능선을 넘어 이날 시설관리공단 조례안이 본희의에 상정, 통과가 유력할 것으로도 봤다.

하지만 얼마 전 좌 의장은 몇몇 기자들과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제주도가 내 앞에서는 고용승계를 약속하고는 노조에 가서는 딴 소리를 한다”며 “내가 노조출신인데 고용승계가 안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불편함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전반기 김태석 의장도 ‘고용승계 및 처우개선 문제를 담보해 내지 못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연거푸 상정 보류를 시켰는데, (저 역시) 이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는 절대로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늘 상정보류 결정을 예고했었다.

이날 돌연 본회의에서 상정보류보면서 제주도 조직개편안 역시 한참 더 뒤로 미뤄지게 됐다. 결국 다음날 16일부터 열리는 제389회 제2차 정례회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제주도공무직노조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시설공단 설립을 반대하는 총력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결의대회에서는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시설공단 폐기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공단 설립 중단을 촉구했다.

홍정혁 공무직노조 위원장은 "시설공단 설립은 공단 사업들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운영비가 증가해 도민 혈세를 잡아먹을 것"이라며 "현재 전문인력이 한명도 없어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의 동의없는 시설공단은 중단돼야 한다"며 "총단결 총력투쟁으로 시설공단을 막아낼 것"이라고 맞대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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