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0만명 크루즈 관광객 2019년 4만명으로 추락
통상 체류 6∼8시간 고작…면세점 왔다가 쓰레기만 버려
600억 투입 강정 크루즈, 개항 후 입항 횟수 단 2회
2180억 투입 제주해양산업육성종합계획도 원점 전면 재검토해야

제주도의회 김경미 의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크루즈 산업 육성이 제주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15일 도 해양수산국 행정사무감사에서 크루즈 산업 육성과 관련, 현실 상황을 반영한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크루즈 관련 세부통계가 존재하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예산 투입 현황을 보면 국비와 도비 등 총 2460억원이 투입됐다”며 “하지만 크루즈 기항 체류 시간을 보면 6∼8시간이 대부분이며, 체류시간 내에는 면세점 쇼핑을 하는 것이 1순위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결국 대부분 이용자가 중국인들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형국이라는 도민들의 지탄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 1월 한국관광공사 발표한 외래 크루즈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4곳의 크루즈 기항지 가운데 제주 크루즈 관광 만족도가 가장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창한 구호 대신 내실 있게 크루즈 산업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시점”이라며 “국제크루즈 기항횟수 급감, 코로나 19 사태 등 급변하는 상황에 맞게 전면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국제크루즈선 제주지역 입항실적은 코로나 사태가 빚어진 올해를 제외하더라도 △2015년 19척 기항횟수(285회 62만2068명) △2016년 25척(507회 120만9106명) △2017년 19척(98회 18만9732명) △2018년 8척(20회 2만1703명) △지난해 14척(29회 4만4266명)으로 2016년 120만명이 방문한 이후 급감하는 추세다.

해마다 열리고 있는 국제크루즈 포럼과 관련해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아시아 크루즈 중심의 발판이 되겠다고 추진한 국제크루즈포럼이 전시부스 대부분을 도내·국내업체들로 구성돼 사실상 국내잔치로 전락했다”며 “마이애미 크루즈 박람회와 같이 활성화 되어 있는 국제 행사들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600억원이 투입된 강정 크루즈항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강정에 크루즈항이 생기면 기항하겠다는 크루즈가 240여척이며, 강정항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것이라던 원희룡 도지사의 공언과는 달리 크루즈 터미널 완공 이후 실제 기항한 크루즈는 단 2회에 그치는 등 크루즈 없는 강정 크루즈항이 되고 있다”며 “현재 해군과 논의 중인 군사시설 보호 문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강정항 크루즈항만 기능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고 대책을 주문했다.

또한 김 의원은 “제주도가 올해부터 2024년까지 수립한 제주해양산업육성종합계획을 살펴보면 크루즈 관광 육성을 위해 △크루즈 박람회 참가 및 크루즈 유치 마케팅 △제주국제크루즈산업 네트워크 활성화 △강정 민간마리나 개발사업 △공공마리나 시설사업 등 총 21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신규사업은 1억원을 투입하는 제주크루즈 통계작성 밖에 안 보인다”고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크루즈 관광산업이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할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크루즈 산업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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