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민에서 다음달 4일까지…온라인 전시도 병행
19일 ‘4월 그리고 10월’ 토크 콘서트 진행
10월 여수에서는 제주4·3 다룬 전시회도 동시 개최

제주4·3 당시 제주도민에 대한 학살 명령을 거부하면서 촉발된 1948년 여순 사건을 다룬 전시회가 마련돼 이목이 집중된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포지션 민’에서 ‘4·3 72주년 특별전-1948 제주, 여순을 보다’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온라인 전시는 다음달 11일부터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

제주4·3와 여순은 같은 역사의 배경이 있음에도 그동안 개별 지역만의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동시대의 역사적 서사라는 점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여순사건 관련 개요를 담은 사진 및 사료 △여순 당시 라이프지 기자였던 칼 마이더스의 사진 자료 △1948년과 2020년 여순 당시 현장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사진과 영상 등이 전시된다.

여순사건에 천착해 작품 활동을 해온 박금만 작가의 회화작품들도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다.

또한 10월 19일 오후 4시에는 포지션 민에서 1948년 여순을 연구해 온 역사학자 주철희 역사공간 벗 대표연구원과 문학평론가 김동현 박사가 ‘4월 그리고 10월’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토크 콘서트도 마련된다. 김경훈 시인과 산오락회도 콘서트에 참여한다. 코로나 방역 등을 위해 콘서트 관람은 30명으로 제한된다.

주철희 박사는 전시서문을 통해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 숭고한 여순은 제주도에서 금기어로 외면받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했다”며 “하지만 어느덧 70여 년이 흘렀고, 시뻘건 핏빛의 봄내음을 전해주었던 한라산 어느 언저리에 작은 씨앗이 뿌려졌다. 금기어를 해제하려는 몸짓의 새싹이 움트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현 박사는 “반란이라는 불렸던 이름. ‘동포를 죽일 수 없다’는 외침이 죄가 되었던 그 해. 제주 섬으로 내밀었던 그 땅의 손은 무참히 잘려나갔다. 여수, 순천. 사람이고자 했으나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통곡의 세월이었고 함께 울고자 했으나 비명조차 죄가 되었던 시간이었다”면서 “아무도 오지 않았던 그때, 철저하게 홀로 외로웠던 제주. 그 섬을 향했던 처음이자 뜨거웠던 연대. 이제 제주가 그 땅을 만나는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5일부터 여수지역 갤러리 노마드에서는 다음달 9일까지 ‘1948년 여순, 4·3을 보다’를 주제로 제주4·3을 다룬 전시가 이뤄진다. 김태완 등 국내작가 11명이 참여하며, 제주에서는 박경훈, 양동규, 고승욱 작가가 참여한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각각 4·3과 여순 72주년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4·3와 여순을 서로 공유하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단절된 역사가 아닌 연대의 마음이 교감될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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