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김봉진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김봉진.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지형지물들이 점점 크게 보인다. 이제 항공기가 착륙을 하나보다 싶은데 웬걸 갑자기 몸이 뒤로 기울어지고 항공기는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 비도 안 오고, 안개가 낀 것도 아닌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항공기는 뜨고 내릴 때 적절한 양력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양력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람이다. 그런데 착륙할 때 급격한 바람의 변화, 즉 급변풍으로 인해 항공기가 복행(Go-around)을 하게 된 것이다.

실제 항공기 조종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비행 환경 중의 하나가 바로 급변풍이다. 급변풍은 사전에 예측하기도 어렵고, 급변풍을 만났을 때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없어 항공기를 원하는 대로 조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항공기들은 급변풍 감지 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만약 착륙 도중 조종실 내 급변풍 경보가 울리면 즉시 복행한다.

급변풍이란 대기중에서 짧은 수평거리 또는 수직거리내에서 바람의 방향이나 속도가 갑자기 변화하는 현상을 말하며, 현저한 급변풍은 바람의 속도 또는 방향의 지속적인 변화와 활주로 방향을 따라 측정된 변화의 크기를 가져야 하며 적어도 15kt(7.5m/s)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강한 상승기류나 하강기류가 만들어지면 대부분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변화가 생긴다. 즉 급변풍이 발생하는 것이다. 급변풍은 모든 고도에서 발생 가능하지만 가장 위험한 것은 지상~2,000ft 범위 내의 낮은 고도에서 발생하는 급변풍이다. 이·착륙시 항공기가 강한 급변풍을 만나 양력에 영향을 주게 되면,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일 때와는 달리 조종사가 대응할 만한 충분한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급변풍 발생은 뇌전, 돌풍전선 후방, 전선면, 복사역전층 상부, 해륙풍 등과 관련이 있으며, 대개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는 제주공항에서 급변풍이 자주 발생하는데 남에서 북으로 부는 바람이 한라산에서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에서 풍향 변화, 한라산을 타고 넘어오면서 산 뒷면에서 풍속이 더 강해지면서 풍속 변화가 발생한다.

제주공항은 최근 5년(2015~2019년)간 연평균 138일 급변풍이 발생했으며, 겨울철(12월~2월) 북서풍이 불 때, 여름철(7~8월) 남풍류가 불 때 지형적인 영향으로 급변풍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104일 급변풍이 발생했으며, 특히 8월에는 21일로 최근 5년간 월별 발생일 중 가장 많은 급변풍 발생일을 기록하였다.

이에 제주공항기상대에서는 저층윈드시어경고장비(Low Level Windshear Alert System, LLWAS)를 활용하여 바람의 변화경향(Loss 또는 Gain)이 15kt(7.5m/s) 이상으로 관측되거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급변풍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바람의 변화경향(Loss)이 30kt(15m/s) 이상일 경우에는 마이크로버스트(microburst)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여 발표하고 있으며, 접근 및 이륙하는 항공기 조종사로부터 급변풍 관측정보를 받는 경우 항공기 기종이 포함된 급변풍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공항기상대는 그동안 발생한 급변풍 사례 연구 조사를 통해 급변풍 예측기술을 개발하여 공항 예·특보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항공기 안전운항에 만전을 기하고, 급변풍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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