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개봉영화 뭘 볼까>

<이번주 개봉영화 뭘 볼까>

만추

 

 

 

 

 

 

 

 

 

 

 

# 만추
감독 - 김태용
주연 - 현 빈, 탕웨이
상영시간 - 115분
장르 - 멜로, 로맨스

줄거리 및 관람포인트 - 수감된 지 7년 만에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 훈의 짧고 강렬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 많은 이들이 시선을 ‘주원앓이’ 현 빈에게 쏟지만 실상 이 영화의 주인공은 ‘김태용 감독’이다.

얼마나 연출에 대한 부담이 컸을까. 2011년판 「만추」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었을 고 이만희 감독의 1966년작「만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원작은 모범수 여자와 위폐범으로 쫒기는 남자의 하룻동안의 사랑을 그렸다.

지금은 불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진 원작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원작은 가히 ‘전설’로 평가받는다. 한국 영화의 첫 르네상스로 꼽히는 1960년대의 정점을 찍은 영화로 「만추」가 꼽힌다.

이만희 감독의 천재성이 절정에 이른 시절에 만들어졌다. 원작을 볼 수 없어 아우라를 직접 느낄 수야 없다지만 영화역사가 흐르면서 점차 전설로서 위용을 더욱 두텁게 갖춘 이 영화의 거대함 속에서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의 불안과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된다.

김태용 감독의 전작 「여고괴담 2」「가족의 탄생」등에서 엿보인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이번 영화에도 적잖이 깃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쨌든 이 영화를 주연배우 현 빈, 탕웨이를 중심에 놓고 관람하는 것은 곤란하다. 「만추」자체에 놓여야 한다. 원작 「만추」와 첫 번째 리메이크 된 1981년작 「만추」, 2011년작 「만추」가 잇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샅샅이 탐색할 필요가 있다.

127시간

 

 

 

 

 

 

 

 

 

 

# 127시간
감독 - 대니 보일
주연 - 제임스 프랭코, 리지 캐플란
상영시간 - 94분
장르 - 드라마

줄거리 및 관람포인트
-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흥행과 상복에서 건재함을 입증한 대니 보일의 신작이다. 「127시간」은 2003년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 등반 중 떨어진 바위에 팔이 짓눌린 채 조난돼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다 바위에 깔린 팔을 등산용 칼로 직접 자르고 살아 돌아와 세계적인 화제가 된 실존인물 ‘아론 랠스톤’의 생존기를 다뤘다.

대니 보일은 “이것은 한 인간의 영웅담이 아닌 삶에 대한 찬가다”라고 밝혔다. 영화도 그 선언을 충실히 따른다.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아론 랠스톤의 삶의 공간에 영화는 아론이 사투를 벌인 127시간을 채웠다.

그저 등산하다 조난당한 한 평범한 청년이 겪는 127시간 일상 다름 아니다. 다른 공간, 같은 세대의 127시간을 영화로 반추하면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시간’을 성찰한다. 조난당했어도 살기위해 버티는 127시간과, 일상에서 각종 착취구조에 얽매여도 살기위해 버티는 127시간과 어찌 다를 수 있으랴.  

/이정원 기자 yunia@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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