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돌발발언으로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이날 경축식에는 제주인의 항일운동 의지를 표현하는 경축공연과 제주의 항일운동을 소개하는 기념영상 등이 진행됐다.

이날은 제주 출신으로 1930년 당시 전남 여수공립수산학교 재학 중 광주학생운동을 지지하는 동맹휴교를 계획하다 퇴학처분을 받는 등 활동을 전개해 최근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고(故) 강봉근 선생에 정부포상 수여가 이뤄졌다.

이날 사건은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대신 낭독한 직후 원 지사가 답사를 위해 나서며 발생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이승만이 친일파와 결탁했다",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현충원 명단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 자가 묻혀 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라는 등의 표현이 들어있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제주도 75주년 광복절행사에서 미리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하고 즉석 연설을 통해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원 지사는 "김원웅 광복회장님. 우리 국민의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제주도지사로서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 75주년을 맞은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 받아야 되는 그런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에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원 지사의 발언이 끝나자 광복회원과 독립유공자 증은 강한 항의를 하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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