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이후 이석문 교육감-외고 학부모·운영위 첫 면담
공론화 기간 연장 시사…학부모 불참여·집행금지 가처분

제주외고 공론화 절차가 도민토론회 등 종반을 향해 가고 있는데 당초 내달로 예정됐던 이석문 교육감의 정책권고안 수용이 연장될 전망이다.

제주외고 운영위원회와 학부모들은 7일 제주도교육청을 방문, 공론화 논란 이후 처음으로 이석문 교육감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공론화 청구 서명 518명의 도민인지에 대한 공개 여부 ▲이석문 교육감의 외고 명칭 폐지 발언에 대한 해명 ▲공론화 과정에서의 학부모 참여 배제 ▲22일 예정된 도민토론회 참석자 선정 부적정성에 대해 토로했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소통을 바탕이 돼야함을 강조하며, 내달 마무리 예정이던 공론화 과정을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단 연장기한은 그리 길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감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절충안을 낸 셈.

그러나 학부모들은 기존 2개의 의제가 아닌 제3안(유지 및 외고 명칭 존치와 교육과정 활성화)을 의제로 채택하지 않으면 토론회 불참을 압박했다.

현재의 도민토론회 참석자들이 외고 이전과 관련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입장을 갖고 있지 않고 참여비(15만원)와 식사 제공에 참석한다는 참석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무작위 여론조사로 선정한 참석자들이다. 이해도도 떨어지고 저희 입장을 대변해줄 수 없다”며 “그런 토론회 자리로 우를 범할 수는 없다. 모든걸 저희와 협의해서 진행하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학부모들의 입장을 정리한 후 박준영 제주외고 학교운영위원장도 “투명성이 보장되고 이전 문제 말고 진정한 제주외고 발전방안을 제시하면 도민토론회 참석할 여지는 있다”며 “도민토론회를 연기해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론화 의제 채택에 근간이 된 518명의 청구인 서명과 관련해 명백한 조례 위반이라며 10일(월요일) 법원에 공론화위원회 교육공론화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임을 표명했다.

박희순 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은 “공론화 일정은 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할 부분이지만, 외고 학부모들과의 대화를 통해 요구하는 방안을 공론화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의 요청인 제3의 의제 추가와 관련해서 박 과장은 “도민 참여단 토론 자체가 이전이냐 존치냐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각 안에 대한 장단점을 토론하는 자리다. 20개 모둠으로 나눠 토론회가 이뤄지는데 각 모둠당 외고 학부모 1명씩 넣을 것이며, 공문으로 보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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