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70% 이상 관광으로 먹고 살아
코로나19 핑계 읍면동· 축제·박람회 예산 1670억 ‘삭감’

제주도의회 양영식 의원

제주도민 70%가 관광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반면 제주도가 행정조직 안에 관광국을 폐지하기로 밝혀 제주도의회에서 코로나19 추경과 함께 질타가 이어졌다.

17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 제383회 1차 정례회 2차 회의에서 도의원들은 관광국을 없애겠다는 것은 코로나19 이후로 제주관광을 사실상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을 제기했다.

이날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갑)은 강영돈 제주도 관광국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관광국 폐지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는 무척 위험한 발상”이라며 “도민 70% 이상이 관광으로 먹고 산다“고 당장 철회할 것을 건의했다.

제주도의회 문종태 의원

이어진 질의에서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이도1·건입동)은 현경욱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을 상대로 “제주도가 코로나19로 세입·세출이 전부 감소됐다”며 “실상은 올해 예상됐던 3000억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만만한 축제 등 문화 행사 취소 등으로 메꿀려는 꼼수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실제로 내용을 봐도 코로나 추경이 아니”라며 “제주형 1차 긴급재난기금이 150억 남았다. 읍면동 예산 및 축제·박람회·세미나 등 각각 470억과 1200억 삭감했다. 이 돈이라면 남은 기간 코로나 추경 없이 충분히 도민에게 지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제주도는 37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세입 833억원을 제외하면 2868억원이 부족한 상태다. 결국 1820억원을 뺀 나머지 돈은 1000억원 정도다.

문 의원은 “하지만 지난해 도가 예산부서가 잘못 짜고선 도내 관광·문화 예술인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얼마 전 50여개 업체들이 모인 제주행사대행업 비상대책위원회가 살려달라고 성명 내고 그러겠냐. 제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문 의원은 “특히 축제·박람회·세미나 등은 제주경제와 바로 연계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냐”며 “축제 때 도민과 관광객들이 오면 소비한다. 아울러 실제 경제효과는 10배 이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문광위는 앞으로 추경과 관련 심의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현경욱 문화체육국장은 “문화 행사를 전부 삭감하는 게 아니”라며 “대원칙은 연말까지 이어지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고려한 도민 안전이 최우선이다. 칼로 물 베기 같은 삭감 개념 아닌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문 의원은 "만약 그렇다면 제주도가 주최하는 탐라문화재는 안 할 거냐"며 "그건 등은 할 건 아니냐. 물타기로 넘어가려 하지 말라"고 직격했다.

이경용 위원장도 “국장은 문화체육대외협력국을 대변해야 할 입장인데 지금 모습은 예산담당관이 된 것 같다”고 지적하자 현 국장은 “오해가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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