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뇌사판정…휘파람 좋아하는 음악소년의 마지막 길 '뭉클'

9살의 제주소년 고홍준군의 생전 모습.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은 후 9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평소에 휘파람과 음악, 그리고 나눔을 좋아했던 홍준군을 생각하며 가족은 장기기증이라는 큰 결심을 해 주위를 뭉클하게 하고 있다.

휘파람과 음악을 좋아하던 9살 제주소년 고홍준군. 어린나이에 갑작스런 세상과의 이별에도 7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하며 주위를 뭉클하게 하고 있다.

홍준군이 뇌출혈로 쓰러진 것은 지난 1일.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를 가지 못해 친구들이 보고 싶다던 홍준군은 저녁 식사 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119로 제주대병원에 이송, 안타깝게도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2010년생인 홍준군은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언제나 휘파람을 부는 것을 좋아해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러오면 홍준이가 오는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로 흥이 많은 친구였다는게 주위 친구들의 설명이다.

9살의 제주소년 고홍준군의 생전 모습.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은 후 9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평소에 휘파람과 음악, 그리고 나눔을 좋아했던 홍준군을 생각하며 가족은 장기기증이라는 큰 결심을 해 주위를 뭉클하게 하고 있다.

음악적으로도 재능이 많아 화북초 관악부와 화북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을 연주했으며,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고, 맛있는 과자는 꼭 나눠먹고 재미난 게임기가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즐기던 착한 아이었다.

이런 홍준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나 큰 고통이었을 가족들.

그러나 어디선가 홍준이의 몸이 살아 숨 쉬고, 홍준이가 살아생전 그랬던 것처럼 다른 아이들을 살리고 떠나길 원하는 마음에 힘들지만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평소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의로운 아이였기에 홍준이도 동의했을것이라는 생각이다.

홍준이의 어머니는 "내 아들로 태워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앞으로도 홍준이를 사랑할거고 평생 기억하고 있을게.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면 네가 오는 거라 믿으며 살아갈게. 사랑하고 고마워"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9살의 제주소년 고홍준군의 생전 모습.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은 후 9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평소에 휘파람과 음악, 그리고 나눔을 좋아했던 홍준군을 생각하며 가족은 장기기증이라는 큰 결심을 해 주위를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홍준군은 심장과 폐장, 간장, 신장(좌, 우), 각막(좌, 우)로 7개의 장기를 기증하며 마지막 가는길 새로운 생명의 희망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9살밖에 안된 어린 홍준이가 쏘아올린 생명의 불씨는 7명의 생명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유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9살 천사 홍준군에게도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홍준군의 발인은 오는 8일 제주부민식장에서 치른 후, 양지공원에 잠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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