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40% 성폭력 경험, 장애인선수 언어폭력 37%
스포츠 폭력 근절 위한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제주지역 운동선수 40%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은 지난 6일 도체육회‧도장애인체육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제주특별자치도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결과 분석’ 현안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현안보고서는 제주여성인권상담소 시설협의회가 지난해 11월 11일~12월 11일까지 한 달간, 도체육회 등록선수 230명과 도장애인체육회 등록선수 216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를 통해 제주 지역에서는 최초로 실시한 폭력실태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먼저 목격을 포함한 폭력피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양 체육회 선수들 모두 일상적인 폭력 피해를 입고 있었다.

특히 도체육회 운동선수의 39.3%, 도장애인체육회 2.6%가 성폭력 피해를 입거나 그러한 성폭력을 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제주도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분석 결과, 폭력필요성의 인식과 관련 일반선수와 장애인선수 모두 ‘폭력이 문제해결에 효과적’이라고 답해 일상화된 폭력 노출의 심각성이 우려됐다.

사례별로 도체육회 경우에는 △대화보다 폭력이 문제해결에 효과적 70.6% △ 폭력은 나쁘지만 필요 61.4%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용 55.7% △때리는 사람 맞는 사람 둘 다 문제 54.8% 순이며, 도장애인체육회는 △대화보다 폭력이 문제해결에 효과적 72.7%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용 68.0% △폭력은 나쁘지만 필요 62.9% △때리는 사람 맞는 사람 둘 다 문제 53.6% 등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도체육회 및 도장애인체육회 운동선수 모두 △폭력예방교육 경험이 일반적인 폭력예방 교육경험보다 적었고 △폭력 피해에 대해 학교 및 상담기관 등에 알리는 경우는 도체육회 운동선수 31.1%, 도장애인체육회 운동선수 16.6%에 불과해 외부로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하고자하는 응답이 많았다.

정책연구실은 제주 지역의 심각한 운동선수 폭력실태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체계적인 폭력피해 실태조사 정례화 △폭력예방교육프로그램의 상시 교육체계 수립 △폭력 피해신고 및 상담 체계 구축 △스포츠계 폭력 근절을 위한 추진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태석 의장은 “각종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운동선수에 대한 인권보호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상명하복의 수직적 질서와 폭력에 관대한 그릇된 관행이 자리 잡은 체육계의 특수한 상황을 우리 제주사회가 묵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도민 차원에서 폭력의 재생산 구조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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