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교육] <20>세뱃돈 경제 교육
현금 모아 저금통·통장 만들기
용돈 쪼개 기부하면 ‘마음이 부자’
용돈기입장·경제 일기 소비 습관 쑥

설날 세뱃돈은 모든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다. 아이들에게 설날은 ‘현금 부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많은 부모가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세뱃돈을 뺏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는 엄마에게 돈을 뺏기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일에 사용할 수 있다. 세뱃돈은 자녀들의 경제 교육을 시키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어린이 경제 교육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용돈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용돈 문제에서 부모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용돈의 소유주가 누구인가?’하는 문제다. 세뱃돈을 올해 경제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저축·기부·소비 ‘SOS’
지출 항목을 저축·기부·소비로 구분하는 ‘SOS 시스템’으로 세뱃돈 활용 요령을 살펴본다. SOS란 △저축(Saving) △남을 위해 사용하는 기부(Offering) △계획적이고 적절한 소비(Spending)를 의미한다.

첫째, 저축(Saving). 아이들 대개는 며칠 만에 세뱃돈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경제관념, 특히 저축에 대한 기본 개념이나 습관이 길들여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용돈 이외에 설이나 추석, 생일 등에 받는 돈을 차곡차곡 모아 두면 훌륭한 종잣돈이 될 수 있다. 이를 스스로 관리하고 불려 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경제 체험이다. 부모는 아이가 꾸준히 용돈을 저축할 수 있도록 저금통 또는 통장을 만들어준다. 자연적으로 자신의 용돈을 모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받은 세뱃돈을 금융권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좋은 세뱃돈 관리법 중 하나다. 특히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계된 어린이 테마형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 펀드는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어린이 적금이나 예금에 비해 언제든지 자유롭게 추가 불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장기투자가 가능한 만큼 자산 보전 습관 형성은 물론 투자의 원리를 익히고 재테크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어린이 펀드의 효과 중 하나다.

둘째, 기부(Offering). 저축 통장과 별도로 ‘나눔 통장’을 만들면 남을 위한 돈을 조금씩 모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정기 기부가 부담스럽다면 가욋돈이 생길 때 일시 기부를 해도 된다. 기부 단체 사이트를 방문해 누구를 돕고 어떻게 기금이 쓰이는지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셋째, 돈을 규모 있게 소비(Spending)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그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어떤 제품이 좋은지 꼼꼼히 따져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용돈 기입장 활용을 추천한다. 아이가 받은 용돈의 액수, 자신이 쓴 금액과 구입한 상품의 이름, 쓰고 남은 용돈 등을 모두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자신이 쓴 돈의 내역을 알고, 자신의 소비 행태에 대해 반성해볼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 교육(www.bokeducation.or.kr) 사이트에서는 용돈 기입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용돈 지출 내역과 일기를 동시에 쓰는 ‘경제일기’도 아이의 소비 습관과 하루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이에 맞는 금전 교육법
①5~8세: 돼지저금통에 저축하기(돼지의 배가 불러가는 모습을 통해 저축의 개념 익히기), 쇼핑놀이(엄마는 점원, 아이는 손님으로 역할 분담을 한 후 과자·장난감 등의 가격표 읽어보기, 거스름돈 주고받기 등의 놀이를 한다)

②9~10세: 은행 통장 만들기(돼지저금통을 은행 통장으로 바꿔준다), 가계부 쓰기(매일 소비한 내역을 엄마가 불러주고, 아이가 받아 적도록 한다), 용돈 지급(용돈 일기 쓰기를 병행한다)

③11~13세: 용돈 기입장 작성(용돈 지출 계획과 실제 지출을 적도록 한다), 은행 심부름(은행 통장 개설, 공과금 납부, 자동화기기에서의 현금 인출 등을 연습시킨다), 할인쿠폰 이용하기(외출 전 인터넷 등에서 할인쿠폰을 찾도록 연습시킨다)

△경제 교육 Q&A
①경제 교육 언제부터 해야 하나.
-아이마다 발육 속도와 지적 발달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언제라고 못박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학년에 관계없이 당장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다. 중학생이 되면 ‘공부’라는 중요한 일에 밀리다 보면 나쁜 경제습관을 고치는 일은 손을 놓아버리게 된다. 그리고 사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잘못된 습관과 태도를 교정하는 것은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 이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 된다.

②용돈은 얼만큼 줘야할까.
-용돈을 풍족하게 주면 일시적인 욕망을 참는 훈련을 할 수 없다. 써도써도 용돈이 남는다면 굳이 용돈을 관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돈을 제대로 다루는 법도 배울 수 없다. 용돈이 적으면 일부는 잘 소비하고, 일부는 모으고, 일부는 기부하는 식으로 종합적인 관리를 경험할 수 없다. 약간 부족한 듯 용돈을 주면 수입보다 지출이 적은 생활습관을 익히게 된다. 이것은 부자가 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자의 공식이기도 하다.

③집안일 하는 대가로 용돈 주기, 괜찮을까.
-많은 부모가 어떤 일에 대해 용돈을 줘야 하는지 올바른 원칙을 갖고 있지 못하다. 아침에 일어나 이부자리 개기, 자기 방 청소, 밥 먹고 이 닦기, 잠자리 펴고 정돈하기, 식사 후에 자기 그릇 치우기 등과 같은 것은 좋은 습관들이다. 이런 일은 제 나이가 되면 당연히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 또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추가로 주는 가정, 게임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용돈을 주는 가정이 있는데 이것 또한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대가를 지불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일은 아이의 인성에 ‘독’이 될 수 있다. 모든 일을 돈으로 환산해서 생각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위험이 있다.

③세뱃돈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우스갯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못 믿을 은행이 부모 은행이라고 한다. 부모와 아이는 언젠가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돈을 자신의 돈으로 여기면, 아이도 부모의 돈을 자신의 돈으로 여기게 된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의 돈을 자기 것처럼 생각하고 손을 벌리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는 것이다. 세뱃돈이나 친척들에게 받은 아이의 용돈은 반드시 아이의 구좌에 넣고 확인시켜 주어야 돈에 관해서 부모와 아이가 투명한 관계가 된다.

<「아이의 미래, 똑똑한 경제습관에 달려 있다」(김지룡) 참고>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